[RE] 안녕하세요.강사님^^
HIT 261 / 정은실 / 2011-12-01
안녕하세요, 효정님?
지난 주 워크샵에서 했던 6시간 강의는, 작년에 이틀 강의를 들으셨던 강사분들도 많아서, 어떻게 진행을 할까 고민스러워하며 진행을 했는데, 이렇게 효정님 편지를 받고 보니, 제가 쉽지 않은 조건(많은 인원, 짧은 시간, 높은 학습 목표. ^^)을 수락하며 강의를 할 마음을 왜 냈을까에 대한 해답을 듣는 느낌입니다.
서른. 맞아요, 어떤 일을 새롭게 도전하기에 두려움이 일어날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서른을 지나서 나이를 먹어갈수록, '지난 해는 올해보다 한 살 더 젊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두려움을 느끼며, 첫 직장을 떠나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던 나이는 서른다섯 살이었어요. 그때, 저도 참 많이 늦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도 남들은 저만큼 앞에 가고 있는데 내가 이제야 시작해도 되나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효정님은 결혼을 안해서 걱정이 되신다는데, 저는 어린 두 아이가 있어서 '엄마란 사람이 이렇게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 * 걱정을 하다보면, 모든 것이 다 걱정할 거리가 되는 법입니다. )
지금 되돌아보면 서른다섯 살은 젊디젊은 나이였습니다. 인생은, 정말 원하는 뭔가를 하기에 늦은 나이도 없고, 시간도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믿고 있어요. 두려워하느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소진시키고 있는 시간을 모은다면, 두려움에 빼앗기고 있는 에너지를 모은다면, 시간도 에너지도 충분합니다.
효정님은, '서른'의 나이에 자신의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발견했어요. 그것은 참 대단한 일입니다.많은 사람들이, 뭔가 전환은 하고 싶은데, 자기가 뭘 잘하는 지를 몰라서 시도를 하지 못하지요. 달란트가 무엇인지 안다면, 그 다음 고민은, 어떤 방법으로 그 달란트를 가장 아름답게 꽃피울까 고민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달란트가 분명하다면, 부족하다 생각하는 것들은 필요한만큼 보완하면 될 일입니다. 꼼꼼하지 않은 성격, 기획적이지 않은 성격, 욱한 성격을 고민하시는데, 강사가 꼭 꼼꼼하고 기획적이고 차분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성격에 맞는, 적절한 강의 주제와 강의 방식을 찾으면 됩니다. ( * 꼼꼼하고 기획적이고 차분한 성격은, 적다보니 제 성격과 많이 닮았는데, 사실 전문강사들 중에는 저와 반대되는 성격의 사람들이 더 많답니다. ^^) 그리고, 효정님, '사람들은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에 대해서는 매우 기획적이고 꼼꼼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행한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자신의 달란트를 꽃피우는 일에 대해서 효정님은, 자신이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성격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겁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고 들리는 소리는, 분명 자신에게 의미 있는 소리입니다. 전문강사가 되고 싶다면, 필요한 준비를 하여 자신이 원하는 세상으로 나가면 됩니다. 전환을 앞두고 두려움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 생각해도 두려움이 여전하다면 찬찬히 그 두려움을 들여다보세요. 무엇이 두려운지...... 그 두려움을 다스리는 구체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많은 경우, 두려움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시도하는 것을 방해하는 목소리일뿐이예요. 두려움의 실체는 없어요. 한 걸음씩 준비하며 움직일 수록 두려움은 옅어질 것입니다.
뜻을 버리지 않으신다면, 스스로, 자신에 맞는 방법을 찾으며 나아가시게 되겠지만, 그래도 제가 지금 한 가지 도움 말씀을 드린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한 걸음씩, 지금 있는 현장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세요.'라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다행히 지금 사내강사로 활동하고 계시니, 무엇보다 먼저 최고의 사내강사가 되시길 권해드립니다. 유사한 주제, 유사한 대상, 조직 속 여러 가지 한계도 있겠지만, 효정님이 행할 수 있는 최고의 강의를 준비하고 실행해보세요. 그렇게 하시다보면, '내가 특히 어떤 주제를 강의하고 싶고, 나의 색깔은 무엇이고, 어떤 공부가 체계적으로 필요한지', 지금은 모호하게 느껴지는 향후 여정이 점점 선명해질 것입니다.
효정님! 홈페이지에 들려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히, 자주 들리시면 좋겠어요... ^^
추신 : '생각 숲 편지' 메뉴에, '전환기'에 대해서 올해 상반기에 제가 쓴 글들이 있습니다.
효정님도 지금 삶의 중요한 전환기에 계시네요.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