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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4일 늦은밤 SBS 스페셜 `몰입`을 보고

HIT 2064 / 정은실 / 2007-06-26


 

지난 일요일, SBS에서 방영한 '몰입'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셨나요? 짧은 한 시간동안 '몰입'에 빠진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와 그들의 뇌를 촬영한 사진, 그리고 '몰입'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못 보신 분들은 www.sbs.co.kr로 들어가셔서 '다시 보기'로 무료로 보실 수가 있습니다.)

제가 인상 깊게 봤던 것은 다음과 같은 점들이었습니다.


- '몰입'은 '중독'과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 몰입하고 있는 과제만이 아니라 다른 일상에서의 성취와 활력도 키워준다는 점에서 '중독'과 다르다는 것(프로그램에 소개된 여러 가지 활동의 매니아들은 일상에서도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 천재적인 능력의 발휘(예를 들면, 중학생들이 몰입상태를 배운 결과, 배운 적이 없었던 미적분을 해결해내는 것)는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것.
- 실제로 몰입 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뇌 촬영 결과 '전두엽'이 활성화된 모습이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다는 것 (인간의 뇌의 기능은 무한하다고 하는데, 그 무한한 기능을 사용하는 열쇠의 하나가 '몰입'일 수 있음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몰입'이라는 주제는 제가 무척 관심 있어 하는 주제입니다. 제가 알기로, Flow(몰입)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내고 그 분야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는 사람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박사입니다. 저는 그 분의 책 '몰입의 기술'과 '몰입의 즐거움'을 통해서 몇 년 전부터 '몰입'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몰입'이란 우리의 주의(attention) 에너지를 내가 보내고자 하는 곳에 100% 보내고 그곳에 머무르는 능력이며 그 상태입니다. 즐겁고 흥미 있기 때문에만 몰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몰입을 하며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는 칙센트미하이 박사의 주장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프로그램에 소개된 사례들 중에서 특히 감동적이었던 것은, 단 7초 만에 차량 1대의 통행료를 정산하는 고속도로 통행료 정산원과 손뜨개 명장의 사례였습니다. 전자의 분은 자신이 하는 일을 좀 더 다르고 빠르고 재미있게 게임을 하듯이 하는 법을 계속 연구를 하고 있더군요. 얼 핏 보기에 참 단조로워 보이는 그 일을 게임처럼 즐기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또, 취미로 시작한 손뜨개질에 빠져서 늘 더 나은 것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계속 노력하고 있고, 사전 설계 없이도 그대로 복잡한 문양을 뜨개질 해내며 놀라운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뜨개질 명장의 작품은 사람들을 감동시켜서, 기존에 없는 '상(賞)'을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했더군요. 사람들은 탁월한 것에 감동을 합니다. 그리고 탁월함은 세상에 딱 하나뿐인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몰입'을 보며 제가 다시 새롭게 느낀 점은, 남이 보기에 아무리 대단한 일이라도 자기 자신이 몰입을 경험하지 못하면 그 일은 보잘 것 없는 일이 되고, 남이 보기에 아무리 평범해보이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그 일에서 몰입을 경험한다면, 그 일은 최고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최고의 노력을 다한 사람들은, 몰입을 경험하며 자기를 성장시키며 세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재확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일 외의 분야에서 '몰입'을 경험하며 일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분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지만, 저를 더 감동시킨 것은, 자신의 현재 일에서 '몰입'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분들은 자신의 일을 통하여 내적 외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6월이 마무리되어 가는 한 주의 화요일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자신의 일에 얼마나 '몰입'하고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