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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너머] 편지 제182호 : 상처 덕분입니다

HIT 321 / 정은실 / 2017-05-11



작년 이맘 때, 지인들이 선물해준 [마음너머] 행복나무는

날마다 새잎이 돋아나는 듯 쑥쑥 잘 자라고 있었는데,

지난달에 사무실 밖에서 볕쬐기를 하다가 강풍에 화분받침의

바퀴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살짝 경사가 있는 바닥으로

쓰러져 화분이 산산조각이 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하필 우리가 강의로 하루 종일 자리를 비웠던 날이라,

잔뿌리가 거의 끊어진 상태에서 수분 없이 햇빛에 온종일 노출이 되는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다행히 솜씨 좋고 책임감 있는 화분갈이 전문가를 만나서

늦은 저녁에 새 화분으로 옮겨지기는 했지만,

몇 주간 생기 없이 잎이 떨어지고 초록빛이 바래졌습니다.

1년 동안 무성하게 자랐던 몸이 날마다 작아졌습니다.

그러던 며칠 전에 작은 새싹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사이 아기 팔뚝만한 가지로 자랐습니다.

한창 자랄 때만큼의 속도를 내지는 못하지만,

온 힘을 다해 윤기 있게 반짝이는 새 가지 하나를 키웠습니다.


날마다 새잎을 볼 수 있었을 때는 몰랐습니다.

한 잎, 한 가지 피워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한 잎, 한 가지라고 하여 다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무심히 바라보던 행복나무의

새잎 하나, 새 가지 하나가 새롭게 귀하게 보입니다.

상처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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