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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숲 편지 176호 : 버찌를 바라보다가

HIT 900 / 정은실 / 2015-06-07


     시린 겨울 가지에,


     연분홍 꽃망울 희망처럼 부풀어오르던 자리,


     하얀 꽃 그늘 마냥 눈부시던 자리,


     여한 없이 후드득후드득 꽃 비 내리던 자리,


 


     그 많은 이야기로 웅성대던 자리에



     옹골찬 푸른 아이들 몇 남아



     노랗게


     붉게


     검게


     익었다.



     그 이야기를 품고 여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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