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숲 편지 171호 : 놀이본능, 우리 안의 영원한 아이
HIT 366 / 정은실 / 2014-10-29
지난 주말,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부여에 갔다가
30분 결혼식을 보려고 자동차 속에서만 왕복 6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쉬워서
1박2일 깜짝 부여여행을 하고 왔다.
혹시나 하고 들어가 본 만수산 자연휴양림에 방 하나가 남아 있어서
부리나케 예약을 하고 대충 짐 챙겨서 떠난 여행.
아버님과 셋째 누님이 함께 해주셔서 더욱 좋았던 길.
맑은 공기와 찬란한 가을빛들이 있어서 부족함이 없었던 길.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누리며 휴양림을 소요하다가
황토볼 발마사지 장을 발견하고 탐색하던 남편이 아이처럼 누워버렸다.
놀이 본능. 우리 안의 영원한 아이.
황토공 위에 누운 다 큰 어른이 아이처럼 귀엽다.
아침 이슬을 아직도 머금고 있는 황토볼 탓에 옷에는 여기저기 황토 염색.
하지만 뭐 어떠랴. 양팔 가득 하늘과 햇살 담으며 저렇게 자유로운데!
해야만 하는 일들과 지켜야할 것 같은 틀들로부터 가끔이라도 벗어나서
아이처럼 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그냥 보내버리면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빛깔 고운 가을이다.
어느 누군가는 다시 누릴 수 없을 가을이다.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서 가을 속에서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