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숲 편지 164호 : 백만 송이 장미를 듣다가
HIT 399 / 정은실 / 2014-04-06
몇 달 전부터 심수봉의 노래 ‘백만 송이 장미’가 좋아서 자주 듣습니다.
심수봉의 가슴 울림 가득한 목소리가 가진 마력 때문인가 했는데
귀 기울여보니 나를 끌어들인 것은 가사입니다.
교육 진행 중 쉬는 시간에 늘 음악을 켜지만 가요는 잘 쓰지 않는데,
연령이 좀 있는 분들과 하루 이상 함께 하는 프로그램의 오후 쉬는 시간에는
잊지 않고 켤 정도로 이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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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 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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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답지요?
내가 살아오며 피운 장미는 몇 송이나 되나 헤아려보게 하는 노랫말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오면서 들었던 목소리는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노랫말입니다.
내가 돌아가고 싶어 하는 그리운 곳을 떠올리게 하는 노랫말입니다.
노랫말을 느끼며 밖을 돌아보니 벌써 벚꽃 비가 내립니다.
잠시라서 더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한 송이 여린 꽃송이들이
한데 모여 꽃구름을 이루며
며칠간 세상에 남기고 간 감탄과 기쁨에 감사합니다.
봄꽃들과 새잎들이 뿜어내고 있는
약속, 기다림, 강인함, 탄생, 시작, 신선함, 희망, 생명, 성장, 맑음의 기운을 느끼며
나를 통해 세상에 나가고 있는 기운을 들여다봅니다.
호흡합니다.
게으름과 고집과 편견에 고여 있던 탁한 기운들을 씻어냅니다.
참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추신>
오랜만에 생각 숲 편지를 드립니다.
그간 잘 지내셨지요?
찾으시는 분들 덕분에 지난 3개월 많이 바빴습니다.
심한 감기를 2주일쯤 앓느라, 난생처음 기침하면서 강의를 했습니다.
4월 들어서는 조금씩 일하며 여유 있게 벚꽃 산책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봄이 벌써 여름으로 가려는 듯 아쉬운 계절...
봄은 가도 봄의 지치지 않는 신선한 생명과 사랑의 기운이
늘 그대와 내 곁에 함께 하길 기원하며
소식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