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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숲 편지 163호 : 고운 꽃 한 송이 바라보듯 음미하기

HIT 632 / 정은실 / 2014-01-11

 

꽃을 찍으러 갈 땐 마음이 정갈해야 해요.

그래야 그 꽃이 가진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거든요.

정말 가슴 뛰는 꽃을 만나면 카메라를 안 꺼내고 한참을 바라봐요.


야생화 사진작가 김정명님의 말입니다.

25년여 동안 야생화와 벗하며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산천을 누비며

4500종으로 추산되는 국내 야생화 가운데 1800종을 70만 장의 사진에 담았다는

대가의 말이 참 쉬운 듯 어렵습니다.

마음을 정갈하게 해야 꽃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다,

가슴 뛰는 꽃을 만나면 카메라도 꺼내지 않고 한참을 바라본다는 그 마음이 오롯이 느껴져

백발의 노작가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요즘 더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맑고 고요하지 않으면 내 앞의 사람을 제대로 만나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생각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내가 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나의 생각에 묶여있다는 증거입니다.

사진작가가 카메라를 꺼내는 것도 미룰 정도로 꽃 그 자체에 흠뻑 취하듯

일단 내 목적, 내 의도를 내려놓고 내 앞의 사람을 바라보아야 그 마음이 보이는 것인데

이 단순한 것이 참 어렵습니다.


오늘이 벌써 새해 1월11일.

가족모임에 닷새. 지인들 만남에 하루. 강의에 이틀. 외부 회의에 이틀. 틈틈이 책 한 권 읽기.

짧은 열흘 남짓한 시간 동안에도 안팎으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뒤돌아보니 그 만남 하나하나에 다양한 빛깔의 배움과 감사가 떠오르는데

내가 그 만남 그 자리에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보낸 시선이 가슴 뛰는 꽃을 바라보듯 

얼마나 그리 정갈하였는지 질문이 일어납니다. 


이런! 마음이 살짝 움츠러드는군요.

부끄러워하는 내 마음 한 조각부터 판단을 내려놓고 고운 꽃송이 바라보듯 음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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