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숲 편지 161호 : 우리 안의 신적 특성 - 브라흐마 신의 전설
HIT 425 / 정은실 / 2013-09-16
1931년 출간된 윌리엄 댄포스의 책 『I Dare You!(도전해보라!)』에 아래와 같은 힌두교의 전설이 나와 있답니다.
한때 지상의 모든 인간은 신이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신적 능력을 너무 악용하고 죄를 지었다. 모든 신들의 신 브라흐마는 인간으로부터 신적 능력을 빼앗아 다시는 악용하지 못하도록 비밀의 장소에 숨기기로 결정했다. 다른 신들이 말했다. “신적 능력을 땅 속 깊은 곳에 숨기자.” 그러자 브라흐마 신이 말했다. “안 된다. 인간들은 땅을 파내려 가서 그것을 발견할 것이다.” 신들이 말했다. “그렇다면 바다 깊은 곳에 가라앉히자.” 브라흐마 신이 말했다. “안 된다. 인간들은 어떻게든 잠수하는 법을 배워서 그것을 찾아낼 것이다.” 신들이 또 말했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산꼭대기에 숨기자.” 브라흐마 신이 말했다. “안 된다. 인간들은 언젠가는 지구의 모든 산에 올라가 신적 능력을 다시 손에 넣을 것이다.” 그러자 몇몇 신들이 말했다. “그렇다면 신적 능력을 어디에 숨겨야 인간들이 찾을 수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브라흐마 신이 말했다. “내가 말해주겠다. 그것을 인간 자신의 내면에 숨기자. 인간은 결코 그곳을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했다. 모든 인간의 마음 안에는 신적 능력의 일부가 숨겨져 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신과 같은 특성을 찾느라 땅을 파고 잠수를 하고 산을 오르며 지구를 돌아다니고 있다.
- 출처 : 겐샤이 (연금술사, 2013, 케빈 홀 지음) -
아득하면서도 아름다운 전설이지요?
브라흐마 신이 정말 제대로 숨겼나봅니다.
인간은 1초에 20km를 비행하여 태양계를 넘어간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를 개발했지만,
한 사람의 꿈, 재능을 읽어내는 기계는 아직 만들어내지 못했으니까요.
인간의 자기 내면 탐사의 욕망이 낯설지 않게 된 것도 불과 최근 몇 십 년간의 일입니다.
종교인이나 영성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자기 내면으로 주의를 돌리자,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이 출간되고,
내면을 깨우는 수백 가지 접근과 대중적 프로그램들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을 바꾼 책이나 프로그램이 모든 이들의 삶까지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각자의 내면은 자신만이 풀 수 있는 비밀의 열쇠로 잠겨져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문 뒤에 또 다른 미지의 문이 헤아릴 수 없이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지식으로 이해하며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온 가슴을 열고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스스로 걷고 탐사해야 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브라흐마 신이 우리 내면 깊이 숨겼다는 우리의 신과 같은 특성,
저는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그것은 우리가 자신의 꿈, 설렘, 소명, 본질을 추구하는 길과 닿아 있다고 믿습니다.
분명 그것은 우리의 재능이 우리가 태어난 이 시간과 이 공간의 허락을 받아 이루어질 수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어떤 이는 삶을 통해 그것을 이루고,
어떤 이는 애써 노력하지만 못다 이루고,
어떤 이는 그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다 갑니다.
문득 아득해집니다.
아마도 브라흐마 신은 그 오래 전에, 신적 특성을 상실해야 하는 인간에게 연민을 느끼고,
진정으로 간절한 누군가는 그 아득한 내적 여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신적 특성을 기억하게 하는 몇 가지 신호를 남겼나봅니다.
마음 맑은 어느 날의 깊은 고요함.
이유 없이 솟아나오는 어린아이 같은 기쁨.
사람들 속에서, 자연 속에서 느끼는 깊은 연결감, 녹아듦, 하나됨의 느낌.
가슴 가득 햇살처럼 퍼지는 빛의 기운.
아름다움 앞에서 터져 나오는 눈물.
문득 흘러나오는 내면의 기도.
삶에 대한, 우주에 대한 깊은 신뢰와 내려놓음.
걸림 없이 흘러감.
그대 오늘, 그대 내면의 신적 특성을 기억하게 하는 신호를 몇 번이나 만났나요?
그대 내면의 여정은 지금 어디쯤에 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