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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숲 편지 146호 : 두 번째 책의 서문

HIT 551 / 정은실 / 2011-09-30

1989년 말부터 2002년 초까지 12년 2개월 동안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나에게 특별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면, ‘소통’이라는 주제에 그 누구보다 관심이 컸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의하는 일을 하는 사내강사였던 나는 끊임없이 더 나은 소통의 방법을 찾았다.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을 꿰뚫는 핵심적이고 공통적인 주제가 ‘내적 외적 소통을 통하여 일과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통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결과와 전문가들의 책과 좋은 프로그램들은 이미 그 당시에도 많았다. 소통에 대한 자료들을 공부하고, 현장을 관찰하고, 교육 프로그램으로 녹여내어 전달하고, 사람들의 더딘 변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의문이 생겼다.


깊은 소통의 원리들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일터에서 사람들은 과연 어느 정도 깊이까지 소통을 할 수 있을까?

성과 지향적인 동시에 사람 지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가?


누구나 자기 생각을 한두 가지 이상 말할 수 있는 일반적 주제이면서도 누구도 그것의 어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 특별한 주제, ‘소통’에 대한 관심과 의문 덕분에 나는 1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한 대기업 내의 다양한 색깔의 하부조직과 구성원들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작은 발견을 했다. 소통이 원활한 조직에는 서로 잘 소통하는 개인들이 있었다. 두 사람 이상이 잘 소통하는 경우, 분명 그곳에는 적어도 한 사람 이상 성숙한 소통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었다. 성숙한 소통 능력을 갖춘 사람은 각기 특성은 달랐지만,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최대한 헤아리려 하고, 상황에 맞게 자기 행동을 조절하는 모습을 거의 공통적으로 보였다. 즉 그는 자기 내면과 소통하는 힘이 큰 사람이었다. 그러한 자기 내면과의 소통능력이 자기변화의 시작점이고, 타인과의 외적 소통의 핵이었다.


그 발견을 더 확장하고 평소 하고 싶던 심리학 공부를 풀타임으로 하기 위해 나는 조직을 떠났다. 그리고 7년 전인 2004년 하반기부터 조직 내부가 아닌 조직 외부에서 코치와 전문 강사의 역할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강의, 코칭, 인터뷰 등을 통하여 많은 조직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소통’의 깊은 원리들을 실험하고 확인하면서, 조직과 개인 간, 개인과 개인 간,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소통에 나의 인식과 꿈은 더욱 확장되었다.


일터를 더 나은 곳으로 전환시키는 시발점은

조직 측면에서도 개인 측면에서도 소통 능력의 회복이다.

일터에서도 깊은 소통이 가능하다.

일터이기에 깊은 소통이 그 어느 곳보다 더 필요하다.

나는 개인과 조직의 소통의 통로를 디자인한다.

사람들 안에 이미 있는 깊은 소통 능력의 회복을 도와서

일터의 성과와 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함께 구현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자신이 어떻게 소통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소통에서 놓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도록 돕고, 중요한 소통 장면에서 무엇을 왜 어떻게 다르게 해야 하는가를 알게 하는 실용적인 해결책들이다. 일시적 처방책이 아니라, 하면 할수록 소통의 근육이 단련되고 마음의 고요함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이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타인에 대한 헤아림이 커져서 일터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부정적 감정들을 다루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다.


나는 이 책을 쓰는 내내 내가 현장에서 만났던 ‘일터에서의 깊은 소통에 대한 가능성을 아직 다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조직생활을 이제 막 시작하는 설렘 가득한 신입사원들, 지금의 일터를 자신이 일해 온 조직보다 더 일할 만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소명감을 가진 꺾이지 않는 젊은 영혼을 가진 리더들, 다양한 일터 소통 스킬의 전체와 핵심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안내를 찾고 있는 이들, 일터를 성과를 창출하고 자기를 성장시키고 일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진 모든 이들, 자신의 상사·동료·팀원들과 더 나은 소통을 하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 이 책은 내가 만났던 그들, 그리고 그들을 닮은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하여 당신이 일터에서의 다양한 소통 상황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미처 헤아려보지 못했던 일터 소통의 긍정적 측면들을 발견하면서, 당신이 이제까지 잘해온 부분과 더 잘할 여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내어 소통의 근육을 키우려는 의도를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의 연습들을 활용하여 일터에서 지금보다 더 잘 소통하는 기쁨을 누리면 좋겠다. 그 기쁨만큼 당신이 조직 속에서도 행복해지고 조직 밖의 삶에서도 더 행복해지면 좋겠다.


만약 이 책에서 당신이 그렇게 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만나게 된다면, 그것의 50%는 이 ‘소통’이라는 주제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내가 만났던 삶의 스승들 덕분이다. 깊은 사유와 삶의 결과물이 담긴 책, 머리와 가슴을 열어준 탁월한 의식개발 프로그램들, 자신의 메시지와 일치되는 삶을 통해 인간에 대한 지혜를 열어 주신 분들, 그리고 내 안에 있던 견고한 불통의 벽을 깨는 시도를 도와준 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이 세상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50%는 기업교육 현장에서 내가 만난 많은 직장인들 덕분이다. 자신이 경험한 소통과 불통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들려주고 고민을 상담해온 그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나는 내가 이 책을 쓸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당신과 소통하고 싶다. 이 책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 혹은 책의 한계를 넘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과 나의 홈페이지(
http://www.igniteu.co.kr)를 통해 더 깊게 소통할 수 있게 된다면 더욱 감사하겠다.


2011. 12. 31, 여주(麗珠) 정 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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