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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숲 편지 144호 : 아주 특별한 4일 (두말글 7기)

HIT 547 / 정은실 / 2011-07-31

우리들의 지난 주말과 이번 주말 4일은 아주 특별했습니다. ‘두려움 없이 말하고 글쓰기(이하 ‘두말글’)’ 프로그램 7기를 진행했습니다. 일곱 번째나 된 두말글 프로그램 실시가 특별할 것은 없지만, 이번 프로그램이 이루어진 배경과 실시된 방식이 예전과 달랐습니다. 지난 4일간 참 충만했고, 감사했고, 함께 한 우리 모두가 성장했습니다.


‘감동’으로 프로그램 개설을 결정하며 ‘나’를 또 한 번 보다


지난 7월18일 월요일에 발표불안을 다루고 잘 말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여기에 적을 수는 없지만, 배우고 싶어 하는 구체적이고 절실한 동기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7월 하순부터 8월까지는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서 두 번째 책을 마무리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던지라 일정 외의 일을 만들기가 어려웠습니다. S사의 과정개발제안도 불과 얼마 전에 거절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절실한 사연에 감동을 받고는 망설임 없이 프로그램 개설을 결심했습니다. 내가 무엇에 움직이는 사람인가를 또 한 번 보았습니다.


‘의도’의 힘을 보다


집필시간을 확보해야 했고, 그분도 서두르고 있어서, 준비시간이 촉박하기는 했지만, 5일 후 다가오는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2주간의 주말을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열기로 했습니다. 모집기간이 짧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알리고, 신청이 없으면 개인코칭으로라도 진행하려는 의도를 세웠습니다. 투자시간 대비 가치에 대한 고민도 일어났지만, 의도를 분명히 하자, 신청자의 수에 마음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최종 참석결정자는 두 명. 개의치 않고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잘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돕고, 더불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프로그램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의도의 힘이었습니다.


두말글 프로그램, 7기 진행을 통해 ‘진화’되다


두 명의 참가자를 위해 프로그램에 필요한 넓은 장소를 4일 내내 빌리기는 어려웠습니다. 먼 곳에서 오는 분도 있어서, 집에서 합숙을 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사적인 공간을 사용하느라 불편함도 있었지만 그 이상의 소득이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었고, 공식 프로그램 외에도 세 끼 식사를 하며 늦은 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른 아침 산에 올라가서, 여러 다양한 훈련들을 시도해볼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환경, 참가자들의 섬세한 니즈 반영과 그들의 변화 과정에 대한 깊은 관찰을 바탕으로 한 훈련방법 도입과 결과 평가를 통해서 두말글 프로그램에 또 한 번의 진화가 일어났습니다.


오래된 꿈을 다시 확인하다


10여년 후 두 아이들이 독립을 하면, 프로그램 진행공간과 삶의 공간을 겸할 수 있는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들의 오래된 꿈입니다. 집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알았습니다, 일과 삶의 공간을 통합하고자 하는 우리의 꿈이 여전히 유효함을. 공간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습이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에 부끄러움 없이 담길 수 있기를 바라는 꿈이 더 커져 있음을.


우리의 성장을 보다


예전의 우리라면 단 5일 후에 프로그램을 개설하겠다고 시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신청자 두 명에 4일을 집중 할애하려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두 참가자의 개별 니즈와 변화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의 흐름과 내용을 많은 부분 섬세하게 조정하는 과정에 제법 피곤해했을 것입니다. 사적 공간을 오픈하며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입니다. 행동보다 생각이 많고, 프로그램을 사전에 구조화해두는 것을 더 편안해하고, 사적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일정 시간 이상의 상호작용에서 피곤함을 느끼곤 하는 우리들의 오래된 패턴이 지난 4일 동안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의 성장을 지켜본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들 자신의 성장을 알아차리는 것도 참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현재에 발을 디디고 오래된 미래를 보다.


'어디서 발표불안을 해소하고 잘 말할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했던 한 사람의 고민, 그 고민을 들었던 누군가가 제공한 우리에 대한 정보, 간절함이 담겼던 전화 통화, 그 마음에 감동하여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한 의도, 그 의도의 실행, 그리고 4일간의 깊은 몰입이 참가자들의 열정과 만나서 아름다운 4일이 창조되었습니다. 두 분의 참가자 ‘온유’님과 ‘죽순’님에게, 관심을 보내어 힘이 되어주신 여러 분들에게, 4일간 목소리를 낮추며 불편함을 잘 참아준 두 아이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를 느낍니다. 지금 여기에서 느껴지는 이 충만함과 감사 속에서, 이제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는 두말글 프로그램의 오래된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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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유님과 죽순님의 참가 후기를 ‘수강후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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