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숲 편지 142호 : 삶의 전환기에서 변성의 주제와 방식 찾기
HIT 939 / 정은실 / 2011-04-30
내 삶의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은, 변성의 필요성과 시점을 알아차리는 것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변성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음과 행동의 괴리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번 142호 편지에서는 140호와 141호에 이어서, 전환기의 신호를 알아차린 당신이 새로운 삶의 궤도에서 경험할 삶의 주제와 방식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하여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삶의 주제와 방식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정의해보고, 그것을 찾기 위하여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취하는 방식들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정리해본 후에, 최적의 방법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삶의 주제란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주의를 기울이고 경험하는 핵심문제나 과업입니다. 화가들의 일대기를 보면 그림에 담은 내용이나 표현방식이 달라지듯이, 우리는 삶의 주요 시기마다 어떤 것에 이끌리고 그것에 시간과 노력을 쏟습니다. 삶의 주제는 관계 구축, 독립성 개발, 주도성 확보, 인지적 사회적 기술 개발, 정체감 정립, 하고 싶은 일의 발견 등과 같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들도 있고, 특정 분야에서의 성취나 꿈의 실현 등과 같이 자기만의 것도 있습니다.
삶의 방식은 삶에서 일어나는 문제나 과업을 다루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삶의 주제가 동일하더라도 그것을 경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자유롭고 평화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 삶의 주제일 때, 어떤 이는 수도자가 되는 길을 택할 것이고, 어떤 이는 긴 여행을 떠날 것이고, 어떤 이는 일상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이루는 방법을 매순간 실험할 것이고, 어떤 이는 철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할 것이고, 어떤 이는 평화 봉사단의 일원이 되어 더 큰 조직을 통하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세상 속에 구현하려고 할 것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주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제대로 경험할수록 우리의 삶은 깊고 풍요로워집니다.
삶은 전환기의 목소리를 우리가 잘 알아듣지 못할 때, 유사한 사건이나 사람을 통해 반복적으로 신호를 보내주기 때문에, 우리가 전환기를 거쳐서 변성의 시기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환기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삶의 주제와 방식을 적절히 찾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새로운 삶의 주제와 방식을 찾는 부적절한 모습들을 살펴보면서, ‘기다림형’, ‘현실형’, ‘분석형’, ‘일단 뛰어들기 형’, ‘회피형’, ‘복사형’으로 구분을 해보았습니다.
기다림형들은 자기가 변하려고 시도하지 않더라도 모든 조건들이 무르익어서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되는 때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들은 매우 낙천적인 사람들이거나 자기 자신의 힘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기다리는 그런 조건들은 행운처럼 자연스럽게 오기도 하지만, 심각한 건강악화나 경제적 위기나 중요한 관계의 단절이나 직업상실 등을 통해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그 시기가 너무 늦게 와서 최적의 변성 시기를 놓치게 되기도 합니다. 기다림 유형의 사람들은, 같은 10년의 삶이라도 30대의 10년과 40대의 10년과 50대의 10년이 결코 같은 질의 시간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실형들은 현재의 틀 속에서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며 답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나이, 경력, 학력, 현재 역량, 경제력, 건강, 가정환경, 사회적 환경과 인식 등의 객관적이고 명확한 요소들을 고려합니다. 이 접근은 리스크는 적지만 스스로 만든 많은 제한들 때문에 큰 변화를 이뤄내기가 어렵습니다. 현실형들은 자기 생각 속에서 바라보는 현실 그 이상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현실이 늘 존재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분석형의 사람들은 여러 요소들을 폭넓게 분석하여 답을 찾습니다. 자기 삶의 꿈과 목표, 자신의 성향, 이제까지 이뤄온 것, 잘하는 것, 이루고 싶은 것, 세상의 변화 등을 돌아보고 내다본 결과를 기록하고 그 내용들을 분석합니다. 현재, 과거, 미래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이들의 접근은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고려 요소들의 답을 낸다고 하여 반드시 최종적인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분석을 위한 요소들이 이미 세상에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의 주제와 방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의 에너지로부터 온다는 것을 분석형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일단 뛰어들기 유형의 사람들은 현재의 모든 것을 끊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 속으로 뛰어듭니다. 그들은 되돌아갈 곳이 없도록 배수진을 치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온몸으로 새로운 삶의 주제와 방식을 찾습니다. 만약 그들이 100%의 확신을 안고 미래 속에 뛰어들고 장기간 그 확신을 지속할 수 있다면 그들은 분명 성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변성의 결과가 바로 눈앞에 나타나지 않고 현실적 압박이 그들을 흔들 때 100%의 확신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때 경험하게 되는 절박함은 고요한 분별력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 유형들은 큰 지혜로움은 고요함 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피형의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삶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엇이든 지금과 다른 것을 찾고 그 가운데 가장 나은 것을 선택하려는 경향의 사람들입니다. 현실이 힘들수록 그러한 회피적인 선택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문제는 회피형의 선택은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선택이 아니라, 또 다른 애벌레가 되는 선택이기 쉽다는 것입니다. 회피형의 사람들은 불행으로부터 탈출할지는 모르지만, 행복한 삶을 창조하기는 어렵습니다. 삶을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변성은 현재로부터의 회피가 아니라, 미래로부터의 끌어당김으로부터 창조됨을 회피형의 사람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복사형의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상황에서 훌륭한 변성을 이룬 사람들을 찾아보고 그들의 행적을 따라하려는 사람들입니다. 이와 같은 모델링 방법은 변화의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이며, 삶의 새로운 주제와 방식을 구체적으로 찾을 때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모델들의 외적 행적만을 관찰하고 따라가게 되면,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독특합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와 똑같은 길을 걸어가 보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취할 방법은 아님을 복사형의 사람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새로운 삶의 주제와 방식을 찾아 성공적인 변성을 이루는 사람들은 다음 일곱 번째 유형의 사람들입니다. ‘자기 자신이 가장 건강한 상태일 때 가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설렘을 느끼고 그 설렘에 응답하는 사람들’입니다. 대개 그 목소리는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연장선상에서 출발하라고 말을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을, 더 힘 있는 위치에서 더 확장시켜서 혹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해보라고 권합니다. 그 목소리를 따라서, 리더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용기 있게 바꾸기도 하고, 자기가 하던 일로 창업을 하기도 하고, 홀로 봉사를 하던 사람이 봉사 단체를 조직하기도 합니다. 때로 가슴으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는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출발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 목소리를 따라서, 평생 춤을 춰본 적도 없던 사람이 춤을 배워 춤 치료사가 되기도 하고, 그림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 다른 이의 꿈을 그려주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목소리가 자신의 가슴으로부터, 자기가 가장 건강한 상태일 때 들려온다는 것입니다.
일곱 번째 유형의 사람들과 같은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면 다음 두 가지를 실행해봅니다. 첫째, 자기 자신을 가장 건강한 상태로 만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온 삶에 대한 자책이나 현재 삶에 대한 비판이나 살아갈 삶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자신이 이제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음을 수용하고, 최상의 자기 자신에 도달하려고 하는 현재의 자기 자신을 사랑스럽게 안아주어야 합니다. 오늘까지의 삶과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내일이 자기 자신의 힘을 통해 창조될 수 있음을 인정할 때, 우리의 내면은 가장 건강한 상태가 됩니다.
두 번째로 할 일은 그와 같이 건강한 상태에서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내가 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와 같은 사람으로 태어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지’, ‘나는 누구에게 혹은 무엇에 기여할 때 가장 가치 있는 존재로 나 자신을 느끼는지’, ‘어떤 삶이 내가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삶일지’, ‘아무 것도 한정 짓지 않고 꿈꿀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그러한 삶을 창조하기 위하여 내가 배우고 경험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그 가운데 지금 가장 강하게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현재의 삶이 나에게 손 내밀고 있는 기회들은 무엇인지’를 자문해봅니다.
위의 질문들은 늘 세상을 향해 켜져 있던 불을 꺼지게 하고 우리 내면의 불이 켜지게 합니다. 내면의 불이 밝아질수록 우리는 고요해지고 자기 자신과 세상을 한정지음이나 왜곡함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더 나아가서 내가 원하는 환경을 세상 속에 창조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을 얻게 됩니다. 삶의 다음 궤도에서 내가 배우고 경험해야 할 다음 주제와 방식을 알려주는 가슴의 목소리는 그러한 고요함 속에서 들려옵니다. 때로는 속삭임처럼, 때로는 단호한 소명의 목소리로, 때로는 언어화되지 않는 온몸의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새로운 삶의 주제와 방식을 찾을 때에 유의해야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답을 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마음을 건강하고 고요하게 하기 위해서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상담이나 코칭을 받거나 마음을 수련하는 프로그램들을 경험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결국 답을 찾아야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찾아낸 답을 타인의 것과 비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자기에게 소중한 주제라면, 타인들에게는 이미 지나가버린 주제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주제로 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삶의 주제와 방식을 바꾸는 것이 이직, 창업, 이민, 결혼, 이혼 등과 같은 큰 사건들을 통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삶의 가장 큰 기적은 모든 것이 다 그대로임에도 불구하고 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 감사, 축복, 새로움, 설렘이 오늘 지금 내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가슴의 에너지는 변성의 과제를 찾게 하는 힘이자 쉽지 않은 변성의 시기를 깊게 경험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또 다른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자신의 의식이 성장하는 만큼 삶의 주제와 방식도 더 깊게 알아차려진다는 것입니다. 안개 속을 나아갈 때 한 걸음 나아가는 만큼 한 걸음 앞이 더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전진해 나아가면서 더 명료한 답을 찾게 됩니다. 예를 들면, 막연히 ‘내적 성장을 이루어라.’고 들려왔던 가슴의 목소리는, ‘내적 성장을 통해 타인의 성장에 기여하라.’로 구체화되고, ‘의식세계와 비즈니스 세계를 연결하는 빛의 통로가 되라. 개인과 조직이 함께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창조하라.’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가장 건강한 상태일 때 가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설렘을 느끼고 그 설렘에 응답하기’를 통해서, 전환기에 서 있는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삶의 주제와 방식이 무엇인가를 찾아보실 수 있겠습니까?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그 ‘무엇’을 찾게 될 당신이, 최종적으로 던져볼 확인 질문이 한 가지 있습니다. ‘나는 이 주제와 방식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적절하다는 것을 굳이 나 자신에게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설득할 필요를 느끼는가?’ 바로 이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하여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저 그것임을 내가 안다.’라고 답할 수 있을 때, 당신은 변성의 시기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주제와 방식을 명확하게 찾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