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숲 편지 141호 : 삶의 전환기, 그 신호 알아차리기
HIT 1538 / 정은실 / 2011-03-26
지난 140호에서 나누었듯이, 누구에게나 삶의 주제와 방식이 달라지는 변성의 시기가 찾아옵니다. 무대의 다음 막이 열리듯 삶의 다음 장이 열리는 것입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변성의 시기마다 우리는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과제들을 경험합니다. 변성의 시기는 통제할 수 없는 외적요인에 의해 갑자기 시작되거나, 잘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오기도 하지만, 대개는 몸과 마음의 혼란기를 앞세웁니다. 익숙한 현재의 궤도를 벗어나 새로운 궤도로 진입하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변성의 시기 앞에 오는 그 혼란기에 ‘전환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전환기는 변성의 과제와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해줍니다. 전환기의 가장 큰 이슈는, 그것이 삶의 궤도를 바꾸어야 하는 전환기인지, 현 궤도에서 더 잘 나아가는 법을 찾아야 하는 문제해결의 시기인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제 네 삶의 주제와 방식을 바꾸어야 하는 시기다."라는 전환기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방법에 대하여 나누어보려 합니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부류는 전환기의 신호를 지혜롭게 알아차려 삶이 선물처럼 열어주는 변성의 시기를 잘 경험함으로써 최상의 자기 자신에 다다르는 사람입니다. 또 한 부류는 전환기의 신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해서 온갖 노력을 쏟아 현 궤도에 적응하여 같은 궤도를 돌고 도는 사람들입니다. 나머지 한 부류는, 역시 전환기의 신호를 잘 알아차리지 못함으로 인해서, 문제해결의 시기를 전환기와 오인하여 현재의 문제로부터 수시로 도피하여 부유하느라, 성장도 안정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전환기의 신호를 알아차리려면 먼저 첫 번째 부류의 사람이 되려는 열망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변성의 시기를 삶의 선물로 받아들이고, 그 선물을 통해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나에 이르겠다는 뜨거움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번째 부류의 사람과 같이 현재 궤도에 안주하려는 마음, 세 번째 부류가 갖는 성급함과 현실도피의 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러한 마음은 전환기의 신호를 무시하거나 잘못 해석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대상이 그것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것을 보여줄 때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0.01초의 기록을 앞당겨내는 스프린터의 터질 것 같은 근육, 흐르는 음악과 하나가 되어 몰입의 경지에서 연기를 펼치는 피겨 스케이터,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사람들, 자연의 비경, 놀랍게 현실화된 아이디어, 그것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우리는 감동합니다. 그런데 아름다움은 특별한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삶이 자신에게 허락한 최상의 모습에 도달해가며 자기 자신을 꽃처럼 피워내는 한 개인의 모습 또한 아름다움입니다. 자신이 가진 그 아름다움을 신뢰하는 사람은 전환기의 신호를 놓치지 않고 설렘으로 알아차립니다.
전환기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두 번째 방법은,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밀도 있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갖는 것입니다. 나의 생각, 나의 느낌, 내가 하고 있는 활동들, 어떤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무엇에 자꾸 주의가 가는지, 가장 중요한 삶의 과제는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적용할 때 유의할 점은, ‘고민의 끈을 놓치지 않되, 고민에 사로잡혀 현실의 책임으로부터 도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질문을 담아두되 일상의 일들을 책임 있게 수행해가면서 밀도 있는 고민의 시간을 하루 30분 혹은 주 하루 이상 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짧은 명상이나 일기를 쓰거나, 모임에 참가하거나, 코칭을 받거나, 관련 프로그램에 참석해보는 시간을 할애하는 것입니다. 전환기는 수개월이나 수년 이상 지속되기도 하므로, 삶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에너지들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환기를 잘 알아차리는 세 번째 방법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질문과 활동입니다. 자신의 성장곡선을 그려보고 이력서를 다시 써보는 것입니다. 현재 삶의 궤도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삶의 어느 영역에서도 성장의 징후가 없거나 미미하다면, 1-3년 전의 이력서와 지금의 이력서가 변함이 없다면, 앞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현 궤도에서는 더 이상 배우고 경험할 것이 없다면, 그것은 다음 궤도 진입을 준비하라는 신호입니다. (* 1-3년이라고 범위를 넓게 잡은 것은, 업종에 따라서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방법으로 전환기의 신호를 명료하게 알아차리는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는 에고(ego)의 목소리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지금 무책임하게 현실도피를 하는 것은 아닐까?’ ‘실패하면 어쩌려고 그래?’ ‘삶이 뭐 특별한가, 삶이 다 그렇고 그런 거라면 익숙하고 편안한 궤도를 왜 벗어나야 하지?’ ‘고민해봐야 답이 없어. 그냥 견뎌.’ ‘아직은 그럴 상황이 아니야. 다음에 생각하자.’ 그 목소리들은 우리를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게 합니다. 혹은 세 가지 방법으로 전환기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노력을 생략한 채 다음 궤도로 성급히 이동하게 되면, 우리는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이 되어,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다가 진짜 변성의 시기에 쏟아야 할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게 될 수 있습니다.
에고의 목소리에 함몰되지 않고 혼란기를 탐색하다보면, 다음과 같은 전환기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전환기의 목소리는 에고의 목소리처럼 우리를 움츠리게 하지 않고 빛처럼 우리를 확장시킵니다. 아래와 같은 목소리에 깊은 감응과 자아의 확장을 느낀다면 당신은 지금 전환기에 진입을 한 것입니다. “나는 지금 삶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무엇을 할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지금 나는 빛나고 있는가? 내가 빛나지 않으면, 세상도 빛나지 않는다.” “나는 여기에서 충분히 배우고 경험했는가? 이제는 또 다른 것을 배우고 경험할 시간이다.” “접힌 날개를 펴자. 이제 내 날개는 크고 튼튼하다.” “두려워마라. 변성의 완성만이 아니라, 그 과정 중에 나타날 모든 것이 나에게 필요한 경험이고 나의 아름다움이다.” “왜 세상과 나를 한정 짓는가. 나는 스스로 한정 지은 세상에서 그 모습으로 살게 된다.”
당신이 지금 혼란기에 있고, 변성을 위한 전환의 시점을 맞았는지 확신을 갖고 싶다면, 오늘 소개한 세 가지 방법을 써보세요. 마음에 일치감이 느껴지고 두려움보다 설렘이 커질 때까지 계속하세요. 조급해하지는 마세요. 다행하게도 삶은 우리가 전환기의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할 때, 유사한 사건들, 사람들, 메시지를 반복하여 보내며 전환기의 신호를 보내주니까요. 삶과 당신 자신을 신뢰하며 그 신호들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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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141호 편지는 그 어느 때보다 길었습니다. 140호에 관심을 보이고, 141호를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다음 142호에서는 전환기의 신호를 알아차린 당신이 새로운 삶의 궤도에서 경험할 삶의 주제와 방식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생각 숲 편지는 역량개발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다시 읽고 댓글을 남기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