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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ite You & Your People 제115호: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워크샵

HIT 867 / 정은실 / 2010-01-02

 

그저께 일입니다. “우리 연말 연초인데 별일 없어요?”하는 아이들에게 각자 10대 뉴스 나누기를 제안했습니다. 썩 즐거워하는 표정들은 아니었지만 동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둘째는 7개만 써와서 형에게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10개를 써야지.” “왜?”하는 동생에게 형은 “10대 뉴스잖아.”라고 대답을 했다가, “10대 뉴스인데 왜 10개야?”라는 대답을 듣고 황당해했습니다. 알고 보니 둘째의 생각은 ‘10대 뉴스=10대들이 쓰는 뉴스’였습니다. 모두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이제 11세가 되어 자기는 어린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둘째에게 ‘10대’라는 말은 ‘10가지 손에 꼽을만한’이 아니라, ‘10대들의’라는 뜻으로 이해가 된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된 10대뉴스 발표는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더 잘 알게 되었고,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1년간 뭘 했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자기들과 같이 앉아서 평소에는 잘 이야기해주지 않던 강의나 컨설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좋아했고 진지하게 경청을 했습니다. 의식의 성장이나 내면의 변화와 같은 추상적인 이야기도 생각 이상으로 잘 이해했습니다. 남편과 나는 이제 열여섯, 열두 살이 되는 두 아이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겠구나 싶어서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10대 뉴스 나누기에 이어서, 1년간 서로가 관찰한 서로의 변화를 이야기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사람을 대상으로 나머지 가족들이 1년 간 자기가 느낀 그 사람의 변화에 대해서 말해주었습니다. 규칙은 두 가지였습니다. 좋은 변화를 이야기하기, 구체적으로 말하기.

둘째 아이는 ‘뜻대로 안 될 때 토라지고 우는 버릇이 거의 없어졌다. 하기 싫은 일도 자기감정을 조절하면서 해내는 힘이 커졌다. 친구들과의 잘 지낸다. 부회장 후보에 스스로 나서고 당선 될 만큼 자신감과 적극성이 커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큰 아이는 ‘배려심이 커졌다.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더 커졌다. 키가 많이 자랐다. 수학 성적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아빠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이 자라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힘이 커졌다. 자기를 조절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들로부터 ‘우리와 놀아주는 시간이 많아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밝아졌고, 수용심이 커졌고, 사랑의 기운이 커졌고, 수련을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는 ‘우리 방 가구 배치를 두 번이나 바꿔주셔서 엄마의 관심을 느꼈다. 더 부드러워졌다. 목소리 톤이 바뀌었다. 침대를 대각선으로 놓거나, 특이한 요리들을 해주는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반가웠고, 밝은 에너지가 커졌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더 깊게 표현되었고, 실행력이 커졌다는 남편의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우리만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 또한 우리를 아주 정확하게 지켜보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우리가 서로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을 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가를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의 몸에 따뜻하게 손을 대고, ‘새해에는 ~ 하기를 바란다.’라는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모두 함께 포근한 포옹을 하며 활동을 마쳤습니다. 끝난 다음 아이들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한 해 동안 일어난 중요한 일을 알게 되어 좋았다. 우리 가족이 뭉쳐서 좋았다.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해서 좋았다. 가끔 하지 말고 자주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 가족은 앞으로 이 활동을 매월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1년의 사건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1달 동안 중요한 일들을 나누며 기운을 북돋워주게 되겠지요.

섣달 그믐날 저녁에 일어난 이 일로 인하여 2010년의 의식(ritual)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매월1회 가족 워크샵! 우리 모두에게 가족은 행복의 원천입니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를 다시 추스르게 하고 미소 짓게 하는 것이 가족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뜻 깊은 일이 가족 모두의 좋은 경험 속에서 합의되어 이뤄져서 참 좋았습니다. 그대의 새해도 가족들과의 깊은 소통과 사랑 속에 더 기쁨으로 충만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 이 활동을 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구체적 방법과 유의점을 역량개발연구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2010. 1. 2일자 글에 적어놓았습니다. 지난해의 뉴스를 돌아보며 해도 좋고, 새해의 꿈을 서로 나누면서 해봐도 좋은 활동입니다.

* 이번 115호 칼럼이 좀 빨리 나가네요. 글에 담은 내용이 연초를 넘기지 않고 하시면 좋을 활동이라서, 114호 칼럼에 연이어 보내드립니다. 읽는데 부담 없으셨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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