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112호: `성공, 신화`
HIT 840 / 정은실 / 2009-12-13
요즘 함께 하고 있는 한 커뮤니티에서 ‘릴레이 글쓰기’라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한 사람의 글에 이어서 다른 사람이 글을 쓰는 방식인데, 조금 방식을 바꾸어, 한 사람이 주제를 제안하면 그 동일주제로 모두가 각자의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 첫 주제 ‘성공, 신화’로 나도 글을 써보았습니다.
‘성공신화’가 아니라 ‘성공, 신화’로 제안된 주제어가 나에게 흥미롭게 들어왔습니다. 나는 ‘성공’, 그리고 ‘신화’, 이 두 단어를 들여다보다가 내 안에 있던 메시지 하나를 만났습니다. ‘성공한다는 것은 자신의 신화를 만드는 일이며, 그 일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갈 때 가능하다.’
‘성공’의 의미는 ‘목적한 바를 이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단어가 그러하듯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가 따로 있습니다. ‘남보다 높은 지위, 명예, 부, 혹은 뛰어난 업적을 이룸’입니다. ‘성공한 누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흔히 높은 지위나 명예나 부나 업적을 이룬 사람을 떠올리지요. 그런데 그런 성공의 일반적 의미는 우리를 불편하게 합니다. 내가 볼 때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모두가 남보다 높은 상태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모두가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이 지위, 명예, 부, 혹은 업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과 비교’하는 대신에 ‘어제의 자기 자신과 비교’하라는 최근의 자기개발 전문가들이 주는 교훈에 안도합니다. ‘이 세상을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떠나는 것, 그것이 성공이다’라는 에머슨의 메시지를 들으며 감동합니다.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꿈을 꾸라’는 조언에 마음이 쏠립니다.
그러면서도 때로 세상의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자기 자신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지거나,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꿈이 진정 무엇인지 질문하며 혼란스러워집니다. 이 혼란스러움에 대한 해답이,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서 자신만의 신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신화에는 주인공이 있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이야기가 있고, 감동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까지 찾아보지 않고, 우리의 단군신화나 고대 건국신화들만 살펴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신화는 어떤 인물이나 사실을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진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지각한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이므로, 어떤 것의 진위를 따지는 것보다는 그것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따지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사실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신화의 위 세 가지 요소들을 보면, 자신의 신화를 만든다는 것은, 먼저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나 사건의 배경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까지는 없었던 자기만의 놀라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빌게이츠나 오프라 윈프리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불편한 몸으로 평생을 친구 같은 소와 같이 일하며 소의 표정과 걸음걸이를 닮은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신화입니다. 스물도 안 된 어린 나이에 홀로 월남하여 여섯 남매를 낳아 잘 길어낸 한 아버지의 이야기도 신화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을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승화시킨 부모들의 이야기도 신화입니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들에 감동을 받습니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과 우리의 감동이 이 세상을 어제보다 더 나은 곳으로 변모시키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가 이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이야기가 그러하듯, 우리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리고 머리를 깨우고 행동하게 할 때, 그 이야기는 신화가 됩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신화로 만들면서 우리는 우리가 세상에 온 목적을 달성하게 되며, 그것이 곧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세상에 온 목적이며, 다른 이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이기에, 우리의 신화는 남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손으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이 담겨야 합니다. 그래서 주입된 세상의 지식이 아니라, 내 가슴의 소리를 따라서 써야 합니다. ‘~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며 가슴을 두드려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이야기를 신뢰하고 몸으로 행동하며 써가는 삶이 곧 우리의 신화입니다.
2009년 12월 지금, 나는 2009년에 이어질 나의 2010년의 신화를 미리 써보고 있습니다. 내 성공신화의 아름다운 주인공이 되고 싶고 나의 이야기가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하는 만드는 데에 기여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대는 지금 어떤 자기 삶의 신화를 쓰고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