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111호: 인연
HIT 866 / 정은실 / 2009-12-07
지난 금요일 오전에 모 회사의 인력개발팀 K 과장님과 미팅이 있었습니다. K 과장님은 회사의 업과 교육대상자의 직무 역할에 맞는 00 교육 프로그램을 기존과 다른 접근방식으로 개발하고 싶어 했습니다. 미팅은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K 과장님이 나를 만나게 된 경위가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K 과장님이 지난달에, 예전에 근무했던 회사의 상사를 만났는데, 그와 대화중에 내가 그 회사에 출강을 했고,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특히 예전 회사와 지금 회사는 업종이 같고 사람들의 특성도 비슷한지라 K 과장님은 나를 만나볼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 사연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기존에 출강한 회사의 고객을 통하여 다른 고객을 만나는 일은 드물지 않게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내가 깜짝 놀란 것은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구나!’를 다시 느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10월에 출강했던 그 강의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강의의뢰를 받았고, 더구나 웬만하면 거절하려고 했다가 출강을 하게 된 강의였습니다.
아침 9시부터 시작해야 하는 강의를 강의 전날 오후에 의뢰 전화를 받았습니다. 기존 강사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지 않아서 갑자기 강사를 교체해야 하니 꼭 좀 출강을 해달라는 교육알선업체의 전화였습니다. 워낙 다급한 요청이었고, 일주일 내내 강의가 있던 중에 그날만 쉴 수 있는 날이었고, 기타 여러 조건도 적절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지인의 부탁도 있었던지라 마음을 바꿔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그랬지만, 그날 나는 30여명의 관리자분들과 깊은 소통을 경험하며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내가 좋은 선택을 했구나, 뜻하지 않게 이런 좋은 기회를 갖게 되는구나,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10월의 그 특별한 강의가 1회의 강의로 끝나지 않고 지난 금요일의 만남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지요. 새삼 인연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금요일 미팅도 좋았습니다. 자유롭게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미팅이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어질지 그렇지 않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미팅 또한 다음 어떤 인연의 고리가 될 것입니다. 바로 일이 시작될 수도 있고, 시간이 흐른 후에 일이 시작될 수도 있고, 비록 일은 시작되지 않을지라도 K 과장님과의 개인적 인연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혹은 이번 미팅을 계기로 내가 어떤 프로그램을 다른 곳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 경험하는 사건, 읽고 있는 책의 한 구절, 바라보고 있는 바깥의 한 풍경, 마음에 들어오는 생각 한 조각, 가슴에 자리하는 느낌 한 자락, 이 모두가 과거의 그 어떤 인연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모두가 또한 미래의 어느 인연의 고리가 될 것임을 느낍니다. 모든 것이, 모든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 한 주가 시작이 되는 월요일입니다. 그대는 오늘 어떤 사람을 만날 예정인가요? 무슨 일을 하려 하나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무엇에 감탄하게 될까요? 무엇을 배울까요? 그 모든 것들은 언제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일까요? 그대의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낼까요? 그대와 나의 한 주가 아름다운 인연들로 가득차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