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97호: 변화이야기 2-그들은 왜 변화를 꿈꾸었는가?
HIT 1011 / 최학수 / 2009-06-07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여러 권의 책을 낸 저자로, 직장인에서 1인 기업가로, 한 회사의 CEO에서 시골의 농부로 삶의 큰 전환을 이루어낸 이들이 있습니다. 또 아직 꿈꾸는 삶의 전환을 이루지는 않았지만 남과 다른 삶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꿈 그림을 그려주는 화가로, 춤을 통해 세상을 평화롭게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춤꾼으로, 한비야처럼 심장이 시키는 대로 일과 세상을 경험하는 젊음으로, 변화의 여정에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삶의 전환을 이루게 되었는지, 그 변화의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들을 만나서 우리는 변화에 대한 중요한 첫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왜 그런 변화를 꿈꾸게 되었나요?”
'XX년 초가을 집안이 완전히 쫄딱 망하는 그런 시련을 겪었다. 집안이 망하는 상황이 되니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돈쓰는 기계처럼 살았는데 대중 교통비를 알게 되었다. 자신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가족이 당하는 힘듦을 가슴 아프게 바라봐야했다. 어려운 집안환경 때문에 복학 후에는 무조건 1등을 해서 장학금을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그 당시 내 상황은 절박했다.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할 때였다. 구조조정을 하게 되면 외주 파트너사가 된다. ... 그래서 나도 회사를 나간다는 가정 하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 그들이 변화를 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위기에 맞서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집안이 망했을 때, 회사가 사람을 내칠 때, 원망하거나 분노하기는 쉽습니다. 저항하거나 임시방편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그 위기상황을 원망하거나 도피하거나 굴복하는 대신, 세상과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고, 삶을 전환시키는 근원적 변화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또 한편 절박한 상황을 만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꿈꾼 이들도 있습니다.
'하고 있는 일을 좀 알게 되고 그 일이 나랑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다. 내 인생을 바칠 일인가. 10년 후에도 이 일을 하고 있으면 행복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같이 일하는 내 고참을 봤다. 7-8년 후 내 모습이 저 모습이다 싶으니까 참 막막하더라.'
'내가 다니는 회사는 굉장히 안정적인 회사다. IMF 때도 구조조정이 없었다. 15년째 다니고 있는데 명퇴는 조금씩 시키지만 특별한 것이 없으면 정년이 보장이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과연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이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3살, 막 말을 시작했을 때였다. 내가 가족들 얼굴 보기 힘들었을 때였다. 직원들이 야근을 하다가 차가 끊어지면 내가 다 태워줬다. 택시비 주는 것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동고동락하는 거라 생각했다. 주말에도 집에 못 있기도 했다. 어느 날 딸아이가 ‘아빠, 집에 자주 놀러 와.’ 그랬다. ‘놀러 와’라는 말이 충격이었다. 내가 애비 역할을 못하고 있구나. 뭘 위해서 못 하고 있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 돈을 많이 버는 것이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구나를 알고 고민했다. 그 즈음, 인터뷰를 하러 왔던 잡지사 기자로부터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말이 막혔다. 그 사람은 CEO로서의 내 꿈을 물었을 뿐이었는데, 그 질문이 나에게는 내 인생의 꿈을 질문하게 했다. 그때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내 꿈이 뭐지?'
그들은 고용된 삶의 미래를 그려보며, 그것이 비록 안정적이지만 막막함이 느껴지고 자신이 바라는 좋은 삶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치열하게 일하는 삶속에서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내던진 한마디를 통해 아프게 자각했습니다. 절박한 상황을 만난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 역시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삶에 대해 불만스러워했습니다.
변화는 ‘불행한 이들의 테마’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불행을 감지했던 것은 삶의 목적이 단지 생존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삶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산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여전히 그렇다. 내 삶을 내 것으로 살고 싶다. ‘니 힘껏 해,’ 가 아니라 ‘남들 하는 만큼 해’ 라는 말이 나를 가장 힘 빠지게 했다.'
'2002년 월드컵 끝나고 절에 들어갔는데, 신문사설 칼럼에서 ‘당신은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미친 적인 있는가’라는 글이 와 닿았다. 나는 그런 적이 없었다. 나의 몰두, 열광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되게 허무했다. 내가 뭘 위해 살아왔나? 나도 남보다 잘 하는 게 하나 있을 텐데 그걸 찾고 싶었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물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나의 소명과 재능은 무엇인가? 진학, 취직, 출세를 위해서 밀쳐 두었던 그 질문을 그들은 외면할 수 없었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전환의 모습도 전환을 시작하게 된 자극도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하지만, ‘위기,’ ‘현실과 자신에 대한 불만,’ ‘삶의 목적과 의미 추구’ 등이 그들이 삶의 전환을 꿈꾸게 한 공통적인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계기가 일회적인 자극으로 끝나지 않고 변화의 원동력이 되게 한 것은,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안정의 유혹에 머물지 않으며,’ ‘자신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지 않은’ 삶의 태도였습니다. 특히 중요했던 것은 남들은 그냥 흘려보내고 말았을 수도 있는 자극을 자기를 위한 변화의 메시지와 기회로 받아들였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하게 감응한 그 순간, 그들은 과거의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자기로의 변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