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84호: 글을 잘 쓰는 법 1- 쓰고 싶은 것을 써라
HIT 1016 / 정은실 / 2009-02-03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쓰나?’ 이 질문은 내가 나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고, 글쓰기를 고민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3년간의 나의 글쓰기 훈련 체험에서 나온 답입니다.
나는 글쓰기를 훈련하기 위하여 3년째 매일 혼자 의도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글쓰기 역량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는데, 자주 쓰다 보니 쓰는 행위에 익숙해지면서 쓴다는 것의 부담감으로부터 많이 벗어나게 되고, 문제해결의 아이디어까지 덤으로 얻게 되고, 생각과 마음을 고요하게 확장시키는 글 명상 효과까지 체험하면서 글쓰기는 나의 일상의 수련방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를 관찰해보니 쉽게 쓰는 날이 있고 그렇지 못한 날이 있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미 있었던 날과 일부러 쓸 이야기를 찾아야 했던 날이라는 것입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이미 내 마음에 있던 날은 마음속에서 글이 흘러나왔습니다. 별 부담감 없이 편안한 속에서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와 문장을 만나는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쓸 이야기가 없는데 일단 앉아서 시작을 하면 거의 다 쓴 치약을 짜내듯이 생각을 짜내어야 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알뜰하게 짜낸 튜브에서 넉넉한 치약이 나올 때의 기쁨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글쓰기에서뿐만 아니라, 보고서 등과 같은 업무적인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쓰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쉽고 즐겁게 잘 쓸 수 있습니다. ‘자기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것은 좋은 글, 좋은 보고서를 쓸 때 아주 중요한 원칙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 조직생활을 하는 분들은 이런 문제제기를 합니다. “지시를 받아서 쓰는 보고서에는 써야 할 내용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데 어떻게 쓰고 싶은 것을 쓰지요?” 그 분의 이야기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보고의 큰 주제는 정해져 있지만 그 주제에서 어떤 핵심메시지를 말할 것인가는 보고자의 영역입니다. 예를 들면, 사원만족도 조사결과에 대해 보고해야 할 때에 고객관리전략을 보고할 수는 없지만, 그저 사원만족도 조사결과를 정리하여 보고서를 작성할 것인가, 혹은 사원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방안으로 자신이 평소 모색해둔 아이디어를 강조할 것인가는 보고자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보고서는 훨씬 잘 작성이 됩니다. 많은 노력을 쏟게 되더라도 힘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쓰고 싶은 이야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삶에 대한, 세상에 대한, 조직에 대한, 사람에 대한,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이 관심과 애정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마주 앉아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을 때 화제 거리가 쉽게 찾아지듯이, 관심과 애정이 쓰고 싶은 것들을 끌어옵니다.
지금 혹시 책상에 앉아 계신가요? 뭔가 쓰려고 하는데 잘 써지지 않나요? 당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 그것을 우리는 가장 잘 쓸 수 있습니다. 글은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담아내는 문자들일 뿐입니다. 내 안에 있는 가장 선명한 것들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말들입니다. 그것을 찾아내세요. 그것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마음을 모을 때 글이라는 도구가 우리의 생각을 촉진하면서 누에고치에서 실이 뽑혀지듯이 생각을 뽑아 올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