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79호: 삶에서 이룬 가장 큰 세 가지 성취가 무엇인가
HIT 1155 / 최학수 / 2008-12-31
며칠 전, 공동연구를 시작한 벗들과 심층 인터뷰 문항을 설계하다가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우리 이야기부터 한번 해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인터뷰 문항 중 하나인 ‘삶에서 이룬 가장 큰 세 가지 성취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했습니다. 자기 자랑을 하는 것 같아서 낯이 간지럽기도 했고, 내면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것이 쉽지 않기도 했고, 오랜 삶 속에서 성취를 세 가지만 얼른 찾아내기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의 어색함은 이내 사라졌습니다. 말문이 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대학시절 밤하늘의 별에 매혹되었던 때를 반짝이는 눈빛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이는 자기가 번 돈으로 서울 하늘 아래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했던 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어떤 이는 도저히 불가능해보이던 호주 여행을 갖은 꾀를 내어 다녀온 이야기를 그 시절의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으로 말했습니다. 어떤 이는 젊은 패기와 인내로 기업이 후원하는 해외 탐방기회를 따냈던 것을 평소의 그답지 않은 경쾌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떤 이는 자기 자신을 탐색해온 긴 여정과 그것을 통해 자기를 알아가는 고요한 기쁨을 말했습니다.
벗들의 성취의 이야기를 듣다가 나는 몇 가지를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크게 알게 된 것은 사람은 자기가 최선을 다해 이뤄 낸 결과와 그 결과로부터 배운 것을 통하여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성취의 내용이 서로 달랐음에도 그것을 말하는 표정들은 모두 하나같이 밝았습니다. 벗들의 성취는 그저 한 순간의 경험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지금의 그들을 만든 것이고, 지금 그들이 세상을 긍정하며 살아가는 힘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각자의 성취 속에 각자가 가진 탁월성이 들어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기업 후원을 받아서 해외탐방을 다녀왔던 사람은, 그때 어떤 일이든 하면 될 것 같은 생각을 했고, 맡은 일은 무엇이든 충실하게 수행했으며, 일하는 과정 중에 리더의 뒤를 받쳐주며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즐거웠다고 회고했습니다. 그의 이야기에서 삶에 대한 긍정성, 책임감, 돕는 이의 기질과 팀 정신 등 그가 가진 빛나는 자원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성취 속에는 자신의 탁월성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자원들이 보물처럼 담겨있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벗들의 성취가 단지 과거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과거의 성취 속에는 그가 이끌렸던 어떤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라는 삶의 모습과, 바라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것들을 통하여 그의 삶이 앞으로 어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조금은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대학시절, 별의 세계에 매혹되었던 벗은 앞으로 무엇을 하든지 별과 관련된 어떤 것을 가슴에 안고 살아갈 것입니다. 그에게 별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취미가 될 수도 있고, 그가 하는 일의 주제가 될 수도 있고, 다루어가는 모든 문제에서 어떤 영감의 원천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벗들이 풀어놓은 가슴 속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을 더 깊게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들은 거의 1년을 같은 책을 읽고 대화를 하며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기 때문에 서로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성취의 이야기 속에는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누구를 어떤 사람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교만한 일인지를 또 한 번 느꼈습니다. 판단 분별없이 있는 그대로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사람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새겼습니다.
오늘은 12월31일. 내일은 1월1일.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날입니다. 과거의 성취를 돌아보고, 미래의 성취를 설계하기에 참 좋은 시간입니다. 오늘 그리고 내일, 혹은 이번 한 주일 동안 삶을 뒤돌아보고 내다보는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요. 살아온 삶 전체를 돌아보기가 길거나 버겁다면, 2008년 한해만 돌아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당신이 이룬 빛나는 성취를 떠올려보세요. 그 속에 당신의 모습, 당신의 자원, 이미 예정된 당신의 미래의 장면들이 들어있을지 모릅니다.
지금 질문해보세요. 당신이 이룬 가장 빛나는 성취는 무엇입니까? 그 성취에서 발견한 힘으로 2009년 당신은 무엇을 이루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