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77호: 첫 책 출간 후 보름간의 경험
HIT 1073 / 최학수 / 2008-12-16
오늘은 역량연의 첫 책 ‘상사가 감동하는 보고서’가 세상에 나온 지 16일째 되는 날입니다. 벌써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인생의 첫 책에 대한 감흥은 스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12월 내내 이 들뜬 상태로 지낼 것 같습니다. 지난 보름 동안 느꼈던 예상하지 못했던 경험을 돌아보며 지금의 이 들뜸을 조금 누그러뜨려 볼까 합니다.
최종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이후의 마음은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과 흡사했습니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써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책 표지도 미리 보았음에도 이 녀석이 어떻게 생겼을까 왜 그리 궁금하던지요. 마침내 완성된 책을 보고 그 질감을 느끼는 순간, 가장 소망하던 풍광 하나가 이루어졌음에 마음 가득 기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원하던 것을 이뤘으니 이제 우리 작업은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출간 후 출판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출간은 또 다른 시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쓰면서 우리 관심은 책의 내용과 독자들에게 있었지 책이 팔리는 시장에 있지 않았습니다. ‘책은 우리 전문성을 심화하고 브랜드를 만들며 사람들을 돕는 중요한 도구’라는 생각에서 ‘책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수많은 상품들과 다름없이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품’이라는 현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쓰는 과정도 치열했지만 책이 우리가 원하는 독자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알려지는 것은 더 치열한 작업임을 알았습니다. 우리 책이 정말 도움이 될 사람들이 있는데, 알리는 작업이 부족하여 그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그저 수많은 책들 가운데 하나로 묻혀 사라져버린다면 그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싶었습니다.
위와 같은 책에 대한 인식변화와 더불어 첫 책을 내며 우리가 얻게 된 가장 중요한 내적변화 세 가지는 ‘의욕과 자신감 확보’, ‘다양한 쓸거리의 발견’, ‘축하와 감사에 대한 알아차림’이었습니다. 책 쓰기의 전체 과정을 스스로 경험하면서 이 과정을 또 다시 경험해보고 싶은 의욕과 더 좋은 책을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원들을 돌아보면서 무엇을 책으로 쓸 수 있고 어떤 책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한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큰 내적변화는 지인들이 보내주신 축하에 대한 깊은 감사의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습니다. ‘출간 기념회’라는 이름의 모임도 여러 번 갖게 되었습니다. 말로, 글로, 표정으로 진심을 담아 축하해주실 때 일어나는 감사함은 예기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 감사함을 느끼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성취를 이토록 기뻐해준 적이 있던가? 꿈벗들이 책을 내고, 지인이 승진을 하고, 후배가 멋진 집을 장만했을 때, 그것을 자신의 일인 것처럼 마음을 담아 축하해주었던가? 그러지 못했던 많은 경우들을 떠올리며 늦게나마 미안함과 축하를 보냈습니다.
보름간의 첫 책 경험을 돌아보며 이 들뜸을 좀 다독여보려 했는데, 오히려 더 커지는군요. 지금의 약간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고양된 이 자신감은 요즘의 정황상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이 들뜸을 그냥 며칠 더 내버려둬야겠습니다. 오랫동안 말끔히 벗어나지 못했던 부족과 결핍의 패턴에서 벗어나 다음 책을 시작하는 에너지로 삼아보겠습니다. 책을 완성시키던 수개월 동안의 경험과 책 출간 후 지난 보름간의 경험을 녹여 ‘세상에 필요한 더 유용하고 더 아름다운 책’을 기획하고 완성하여 세상과 만나겠습니다. 긴 과정을 지켜봐주고 격려해주고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