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76호: `나`였던 것, `나`인 것, `나`일 것
HIT 1065 / 정은실 / 2008-12-08
‘나’였던 것과 ‘나’인 것과 ‘나’일 것은 어떻게 다를까. 만약 과거 ‘나’였던 것, 현재 ‘나’인 것, 앞으로 ‘나’일 것의 리스트를 각각 만들어본다면 어느 것이 가장 길까, 그 리스트에는 어떤 항목들이 들어갈까. 오늘 문득 이런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리스트 작성을 해보려면 두 가지 작업이 선행되어야 함을 알았습니다. ‘나’에 대한 정의,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의 경계 설정. 나의 신체, 행동, 기억, 생각, 태도, 가치, 느낌, 꿈, 상처, 소유물, 관계...... 어디까지를 ‘나’로 설명해야 할지 쉽지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기준으로, 지나간 것은 모두 과거로,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모두 미래로 선을 그어야할지, 현재의 범위를 좀 더 넓게 설정해야할지도 모호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리스트의 길이와 항목이 무척 다양할 것입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자기를 들여다볼수록 ‘나’ 리스트는 길어질 것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미래의 ‘나’ 리스트가 길어질 것입니다. 변화를 꿈꾸는 사람일수록 미래의 ‘나’이고 싶은 것들이 많을 것 같고, 현재에 자족하는 사람일수록 현재의 ‘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질 것입니다. 또 중요한 것은 리스트의 길이만이 아닙니다. 삶의 전부를 걸만큼 중요한 항목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나’에 대한 생각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떠오르는 것은 어느 시점의 ‘나’가 진정한 ‘나’인가 하는 것입니다. 역량면접방법을 적용하여 직원을 선발할 때 조직은 그 사람의 과거의 수행을 봅니다. 그것은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발생된 사실들을 통하여 향후 성과를 예측하려는 것입니다. 자식의 배우자 될 사람을 선을 볼 때에도 부모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나를 봅니다.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의 ‘나’일까요?
사람이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맞습니다. 생명을 가진 개체들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성공적으로 경험한 방법대로 일관성 있게 살아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경우 과거의 ‘나’가 그대로 현재의 ‘나’가 되고 미래의 ‘나’가 됩니다. ‘자기변화’란 과거의 ‘나’가 미래의 ‘나’로 이어지는 극히 자연스러운 고리를 현재의 ‘나’가 단절시키는 것입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의 집합체인 동시에 그 이상의 것입니다. 현재의 ‘나’에는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자기변화의 열망이 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열망은 현재의 ‘나’가 가진 힘을 신뢰할 때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나는 현재의 ‘나’가 진정한 ‘나’가 되어야 하고, 현재의 ‘나’가 가장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나’가 건강해야 과거가 어떠했든 과거로부터 잘 배울 수 있고 과거로부터 구속되지 않습니다. 또한 아직 경험되지 않은 미래의 방향성을 힘 있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나는 과거가 실패가 아닌 온갖 자원이 가득한 장(場)이 되고, 미래가 불안이 아닌 설렘 가득한 미지의 장(場)이 되길 바랍니다. 그 소망을 이룰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현재의 ‘나’ 뿐입니다.
당신은 과거, 현재, 미래의 ‘나’ 가운데 어떤 ‘나’에게 가장 큰 힘을 부여하고 싶은가요? 나는 오늘의 이 재미있는 생각에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려 봅니다. 모든 에너지를 현재의 ‘나’에 투입할 것. 그래서 현재의 ‘나’를 건강하게 만들 것. 그 힘으로 과거의 ‘나’가 가진 자원들을 건설적으로 찾아낼 것. 또한 미래의 ‘나’에 대한 꿈을 꾸고, 꿈의 방향으로 한 걸음 움직여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