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69호: 2년이라는 시간의 의미
HIT 1069 / 정은실 / 2008-10-26
지난 주 월, 화, 수 3일 동안, 모 공사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올해로 3년 째 계속 강의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역량모델링부터 과정개발 및 강의까지, 체계적인 과정개발과 운영의 전체 절차를 직접 수행했던지라, 유달리 애정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교육 2일차에 예상치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약 2년 전에 이미 동일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 가운데 일곱 명이 다시 참석을 한 것입니다. 프로그램을 도중에 바꾸기가 어려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지식이 아닌 체험 중심인 프로그램의 특성을 생각해보니 문득 ‘2년간의 변화’에 대해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교육 마지막 날에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난 2년간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까? 그저 시간이 흘러서 생긴 자연적인 결과나 환경이 달라져서 수동적으로 얻어진 변화가 아니라 스스로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낸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까?” 이 질문은 2년 만에 다시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동일한 학습활동이지만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를 생각하며 뜻 깊게 참가하게 하려는 질문이었고,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2년이라는 시간의 의미를 생각해보도록 하고 싶었던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2년 간 자신에게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나를 쉽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이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2년 간 자신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은 앞으로 2년간에도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패턴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데 내일 변화가 있을 수 있을까요? 눈에 띄지 않는 하루의 변화가 쌓여 삶을 변화시킵니다. 변화는 일상의 성실함을 요구합니다.”
내가 그렇게 단호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년간, 성공도 실패도 있었지만 많은 변화의 실험들이 내 삶에서 일어났고 그것들로부터 배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니 총 40일 이상 의식수련 프로그램을 경험했습니다. 기업 현장에서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홈페이지를 오픈하며 글쓰기를 가속화한 결과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떨치게 되어 한 권의 책 출간을 드디어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주제(직업스트레스 상담, 코칭의 스킬과 실제, 조직개발 등)에 대한 대학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연구소 자체 프로그램 ‘씨앗에서 숲으로’와 ‘두려움 없이 말하고 글쓰기’를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지난 2년은 나에게 가장 많은 일상의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변화 이전의 두려움과 의심도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지난 2년의 시간이 나에게 준 것은, 성취의 기록이 아니라 ‘그 어떠한 것도 하루의 변화를 통해서 일어나며, 진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다면, 자기 삶의 대부분의 일들은 무엇이든 이루어낼 수 있다’는 체험된 가르침입니다.
자칫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는 이 이야기들을 강의 중에 말했습니다. 그것은 나처럼 한 평범하고 두려움 많은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들이 그 자리에 앉아 있던 그들에게도 그들의 삶의 영역에서 다름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임을 느끼도록 돕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조차도 때로 놓치기 쉬운 일상의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한 번 질문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지난 2년은 어떠하셨나요? 당신의 앞으로의 2년이 지난 2년과 동일하기를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