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67호: 바쁜 관리자들을 위한 사색
HIT 1119 / 최학수 / 2008-10-08
요즘 ‘현대 조직의 리더십 이론(Gary Yukl 저)’을 읽고 있는데 연구자들이 관찰하고 조사한 관리자들의 전형적인 활동이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l 관리자는 몹시 바쁘며 쉴새 없이 일한다.
l 업무내용은 변화가 많고 토막 나 있다.
l 많은 활동이 즉흥적으로 처리된다.
l 부하 및 외부인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다.
l 상호 작용의 많은 부분은 구두에 의한 의사소통으로 이루어진다.
l 의사결정 과정은 무질서하며 정치적으로 이루어진다.
l 대부분의 계획수립은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융통성이 있다.
방해 받지 않는 공간에서, 핵심사안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팀 회의를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그런 관리자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나의 경험이나 주변 관리자들을 떠올려 보니 좀 씁쓸하지만 위 묘사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구자들이 말하는 관리자의 행태를 요약하면 바쁘게 많이 일하지만 그 활동들이 단속(斷續)적이고 즉흥적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와 같은 활동의 결과입니다. 단속적이고 즉흥적인 활동 속에서 주의를 집중하기가 어려워 몰입과 창조적 생산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장시간 열심히 일하고도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고 일한 만큼의 성취감을 맛보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외부 자극을 적절히 차단하는 환경을 만들고 내적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개인 공간의 확보, 외부 방문객의 차단, 집중 근무시간제의 실시 등이 전자의 예라면, 주의를 분산시키는 인터넷 접속, 이메일 점검, 메신저 및 전화 사용 등을 특정 시간대에 정해 놓고 하는 것은 후자의 예입니다.
두 번째는 변화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성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상사의 지시, 부하의 결재 요청, 예정에 없던 고객방문 등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수시로 일어납니다. 이때 그 상황을 방해로 인식하며 대처하면 힘이 들고 성과도 크지 않습니다. 피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그것을 기꺼이 받아 들이고 그 속에서 뭔가 의미를 생성해내는 것입니다. 상사가 지시한 속내를 깊이 헤아려 보고, 부하의 보고에 마음을 모아 경청하고, 방문한 외부인을 성실하게 응대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내적 상태를 상황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바꿈으로써 매 순간을 의미 있게 경험하며 그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하루 일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그럴싸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온갖 방해물과 유혹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부터 처리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 우리는 그날의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는 끝낼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자기 인식의 힘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일상 활동이 지리멸렬 하다고 할 만큼 흩어져 있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 또한 그렇다는 것을 뜻합니다. 일상의 활동과 생각이 쉼 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분주하고, 자기를 객관화해서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일상이 바쁠수록,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고요히 멈추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이 절실합니다. 그 성찰의 시간이 흔들리는 단속적 삶에 연속적인 흐름을 만들어내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