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65호: 나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그 귀한 선물
HIT 1047 / 최학수 / 2008-09-25
'모처럼 전화를 해놓고는 자기 이야기만 하는구나. 왜 전화했지?'
'하기 껄끄러운 이야기는 피하는구나. 또 회피하네.'
'말이 참 두서가 없네. 좀 더 간단히 말해도 될 텐데.'
'왜 저렇게까지 그 문제에 몰두하는 걸까? 이유가 뭐지?'
'자기를 살피기 전에 남부터 챙기는구나. 늘 그렇군.'
'지칠 줄 모르는 저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대단하군.'
'어쩌면 저렇게 흡인력 있게 이야기를 하지? 부럽군.'
'대단한 카리스마다. 나에게는 없는 자원이야.'
최근 사람들을 만나는 중에 나에게 떠올랐던 생각들입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많이 덜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렇게 나의 잣대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판단평가하곤 합니다. 그래도 과거보다 나아진 점이 있다면 이러한 내 모습을 알아차리는 속도가 빨라졌고 멈추려는 노력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들 대부분은 내 앞에 있는 사람과의 소통을 방해합니다. 부정적인 평가일수록 더 그렇지만 긍정적인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긍정적인 평가 역시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깊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이해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때에는 이러한 판단평가가 덜 나타납니다. 우리는 같음에 대해서 편안해하고 다름에 대해서 불편해하나 봅니다. 그래서 같거나 비슷한 사람과 더 가까이 하게 되나 봅니다.
실제로 어떤 조직이나 모임의 리더를 보면 그곳에 어떤 사람이 많은가를 대략 알 수 있습니다. 리더가 새로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면 그곳에도 그런 기운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리더가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으면 그 모임에 오래 함께 하는 사람들은 감성적인 성향이 많습니다. 전형적인 보스 기질의 사람이 리더이면 선이 굵은 이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성공과 성취 지향의 리더 아래를 보면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해내는 참모들이 포진해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게 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과 특별한 목적 없이 오래 함께 지내거나 자주 만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에너지가 많이 들어서 편안함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대인관계를 갖게 되는데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대인관계에 있어서 편안함만 추구하게 되면 관계도 관점도 아주 협소해집니다.사람을 통해서 접하는 세상과 정보와 관점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나의 특정 부분이 성장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와 그들의 다름을 평가하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보며 배워야 합니다. 그것은 쉽지 않지만 분명 가치 있는 일입니다.
아직도 연습 중이지만,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떤 사람에게서든 그 내면에 있는 빛나는 자원들을 발견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일수록 그에게서 나오는 빛은 더 다채롭고 그를 통해서 세상을 보는 나의 눈이 조금 더 유연해지고 넓어집니다. 사귐에 서툴러 그 폭이 좁은 나는 이 즐거움을 마흔이 넘어서야 알았습니다. 아마도 이 즐거움은 내가 마흔이 넘어서 받은 가장 귀한 선물 중 하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