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59호: 나의 특성 돌아보기
HIT 1190 / 최학수 / 2008-08-10
2006년 초, 이미 3년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던 아내와 함께 역량개발연구소라는 개인연구소를 시작한지 벌써 2년 반이 흘렀습니다. 중대한 결정을 내렸던 그때 나는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결행을 했습니다. 다행히 그 당시의 시나리오는 현재까지 큰 오차 없이 오히려 더 긍정적인 배움과 결실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직에서 독립을 할 때, ‘나의 일과 삶은 이러할 것이다’라는 예상이 있었습니다. 그 예상의 밑바닥에는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정체성이 있었습니다. 미래를 긍정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내 강점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단점이 있지만 강점을 살린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 다른 모든 결행하는 이들처럼 나도 그랬습니다.
나는 분석적으로 사고하기를 좋아합니다. 세밀한 분석을 통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정보들 간의 의미 있는 관계를 통찰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이러한 나의 특성은 컨설팅이나 강의에 좋은 자원이었습니다. 나의 특성과 일의 요구가 잘 맞아 떨어졌던 것입니다. 게다가 내가 일하는 환경은 내가 이런 특성들을 활용하는 데에 매우 좋은 조건들을 제공했습니다. 자유롭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많고 읽고 싶은 책과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조직 속에서보다 조직 밖에서 더 효과적으로 나의 강점을 활용하며 일할 수 있었습니다.
때로 분석적으로 사고하기를 좋아하는 나의 특성은 문제도 일으켰습니다. 생각이 생각을 낳아서, 인식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주는 것을 넘어서서 핵심을 흐리게 하기도 했고, 정리를 더 어렵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일의 진척을 늦추고 실행 에너지를 위축시켰습니다.
돌이켜보니 분석적으로 사고하기는 나의 오래된 강점이자 단점입니다. 어린 시절에도 조직 속에서 일했을 때에도 그것은 나의 특성이었습니다. 다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그 장단의 모습이 더 증폭되어 나타난 것입니다. 외부의 통제, 규정 등의 제약이 없어지자 내 본래 모습이 더 크게 불거져 나온 것입니다. 요즘 나는 ‘나’를 여러 가지 느낌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애정, 기특함, 안쓰러움. 아쉬움, 기대, 믿음....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나에 대해서 그리고 조직에 대해서 더 많이 배워갑니다. 나의 특성이 나를 지금 이렇게 일할 수 있게 한 둥근 자원인 동시에 뾰족하게 작동하기도 해서 일과 관계에서 브레이크가 되기도 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조직이 나의 특성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서, 그로인해 내가 성장하기도 했고 정체하기도 했음을 알겠습니다. 조직은 개인의 특성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함을, 개인은 자신의 특성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함을 더욱 알겠습니다. 자신이 가진 특성으로 인하여 때로 둥글어지고 때로 뾰족해지는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더 큰 성과를 만들며 성장해가는 곳, 이 세상에 나라는 사람이 나의 특성을 둥글게 살려 기여할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