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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ite You & Your People 제45호: 내 삶의 공간들

HIT 1236 / 최학수 / 2008-05-06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과 공간 중에서 우리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과 인연을 맺습니다. 40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 내가 차지하는 공간들이 나에게 말을 건넵니다. 공간마다 기운이 다르고 그것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내 삶의 중요한 공간들을 통하여 내 삶을 들여다 봅니다.

거실, 나와 씨름하는 일터

고객사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강의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깨어있는 동안의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 거실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실은 휴식의 공간이겠지만 프리랜서인 나에게 거실은 일하는 공간입니다. 거실 중앙에 두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그 옆에 널찍한 방석이 있습니다. 벽면에는 TV대신 책장이 놓여있습니다.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서 작업을 하는 것이 내 일의 주종을 이룹니다. 함께 일하는 파트너와 가끔 서로의 업무 일정과 내용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프리랜서가 일한다는 것은,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어떤 주제와 연결하여 재구성하거나 재해석하는 것이고, 고객이 요구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하여 손과 머리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작업입니다. 내가 일하는 거실은 기존 지식과 경험의 경계를 확장하는 뜨거운 겨룸의 공간입니다.

산책길, 늘 그대로인 듯 늘 성장하는

내가 사는 마을 길은 좌우에 나무들이 제법 빼곡히 늘어서 있는데 5월로 접어든 요즘 이미 잎들이 크고 푸르러 나무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 이 길을 산책하는 것이 일상의 큰 즐거움입니다. 변함없이 서있는 나무들은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나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하루하루 잎들이 변모하는 모습이 더욱 눈에 들어옵니다. 비가 온 다음 날엔 맑은 초록에 눈이 부시고, 딱딱한 나무 줄기에서 여리디 여린 잎이 나오는 모습에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나에게 매일의 산책길은 늘 그대로인 듯 하지만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는 나무들을 보며 그런 나무를 닮고 싶은 나를 돌아보고 사색하는 공간입니다.

욕조, 이완하며 생각을 만나는 공간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는 시간, 욕조의 더운 물에 몸을 담그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립니다. 그렇게 혼자 아무 생각 없이 고요한 시간을 갖기도 하고 때로는 파트너와 함께 대화를 나눕니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일상의 이야기에서 업무에까지 이야기가 흐릅니다. 그러다 문득 책에 쓸 사례가 떠오르기도 하고 지나간 사건의 의미가 또렷해지기도 하고 그 날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나에게 욕조는 몸과 마음의 이완을 음미하는 곳이고 대화를 통해 멋진 아이디어를 만나고 통찰을 경험하는 공간입니다.

커뮤니티,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과 따뜻한 기운의 공간

프리랜서로 독립하면서 그 필요성을 더욱 느낀 것이 (역설적이게도) 조직입니다. 또한 오랜 소망의 하나가 깊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일반 조직과 다른 공동체, 즉 자발성에 기초한 커뮤니티 활동을 현재 역량연 차원에서 혹은 개인 차원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들 커뮤니티 공간은 특별합니다.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표현하며, 타인을 비판 없이 수용합니다. 인격적인 만남이 있고 무조건적인 지지와 격려 그리고 애정이 있습니다. 커뮤니티는 참여자가 온전히 수용되는 안전지대입니다. 자기를 대상으로 실험과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살아가면서 이런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크나 큰 축복이고 감사함입니다.

공간은 단지 삶이 점유되는 장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삶을 형성하는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어울리는, 그 시간과 어울리는 공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공간, 내가 이루고 싶은 공간을 적절한 시간에 가질 수 있도록 찾고 가꾸어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의 공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일과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그런 특별한 공간을 갖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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