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ite You & Your People 제37호: 양평,홍천,대구,아산,서울로 띄우는 戀書
HIT 1450 / 정은실 / 2008-03-09
양평의 고요하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씨앗에서 숲으로-100일 프로젝트’ 2기가 제1차 집중 워크숍을 마쳤습니다. 양평, 홍천, 아산, 대구, 서울에서 서로 다른 나이, 다른 직업, 다른 모습의 우리들이 처음 만났습니다. 어떤 이는 자기를 더 잘 알고 싶어서, 어떤 이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더 선명하게 하고 싶어서, 어떤 이는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을 하다가, 어떤 이는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싶어서, 어떤 이는 그냥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곳에 왔다 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서먹함도 잠시,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나와 닮은 모습들을 알아차리며 우리는 금방 친구가 되었습니다. 지난 1박2일은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나를 만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저건 내가 아는 이야기인데......’ 이미 알고 있던 것들 속에서도 새롭게 무언가가 다가오기도 했고, ‘아......’ 멀미가 날 것 같은 통찰이 내 안에 가득 차기도 했고, ‘뭐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혼란스러워지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혹스럽기도 했고, 수다스러워지기도 했고, 무언가가 내 목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시간, 무엇을 멈추고, 유지하고, 새롭게 시작할지 일주일간의 자기실험을 약속하며 헤어지는 우리의 모습에서 저는 설렘을 읽었습니다. 이제 함께 한 1박2일만으로도 우리의 일상은 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길을 가면 수많은 나무들이 우리 눈에 안기며 말을 걸어올 것입니다. 나의 느낌, 생각, 행동을 더 많이 더 맑게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나의 에너지가 지금 어떠한지 내 변화의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하여 내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나에게 더 좋은 것인가를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문득 문득 우리는 서로 잡았던 손길을 기억하고, 따뜻하게 잡았던 눈길을 기억할 것입니다. 내 귀에 메아리치며 들렸던 사랑어린 목소리들을 느낄 것이고, 내가 누군가에게 온 마음을 다하여 메시지를 전할 때 충만하게 차오르던 그 깊은 느낌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일주일 후, 작은 자기실험의 과정과 결과를 가지고 만날 우리 모두의 모습이 벌써 그립습니다. 다음 주 우리의 그 공간에는, 생강나무와 산수유가 노랗게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을 것이고, 저수지 옆 물오리나무들도 보일 듯이 말듯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을 것이고, 창을 가득 채우고 있던 산들은 봄의 빛깔을 한가득 머금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주엽 나무는 가시 하나를 더 떨어뜨리고 우리를 맞이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구의 연(蓮)님, 아산의 웃는 달님, 홍천의 비전나무님, 양평의 가리님, 그리고 서울의 청안님, 그대들과 함께 하는 1박2일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대들을 만나고 우리가 그대들을 도울 것이 있음을 알아차리며 감사했고, 그대들로 인하여 우리가 더 배울 것임을 알아차리며 감사했고, 우리 모두가 서로를 통해서 성장할 것임을 알아차리며 감사했습니다.
긴 여행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일을 하고 온 느낌이 아닙니다. 친구를 만나고, 더 깊은 나를 만나고 온 충만한 느낌입니다. 다음 주말 2차 워크숍을 마치고 나면 시작될 100일 프로젝트, 우리가 함께 할 그 긴 여정을 생각하며 설레고 감사합니다. 온 마음을 다해서 함께 하겠습니다. 이 함께 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을 기억하면서.
- 2008년 3월9일, 제1차 집중 워크숍을 마치고, 사랑으로 여주, 교산, 백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