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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수업

HIT 492 / 정은실 / 2009-05-23


 

책이름 : 상실 수업 (On Grief and Grieving)
글쓴이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옮긴이 : 김소향
펴낸이 : 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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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미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 수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삶의 소중함,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깨우침을 주는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그저 아름다운 글이 아니라, 호스피스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했고 죽음에 대한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의
삶과 전문성이 녹아 있는 책이었습니다.
아주 많이 울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이 책 `상실 수업`은 엘리자베스의 유고작입니다.
내가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이 책이 그녀의 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몇 달 전, 양평에 사시는 형님 댁에 놀러갔다가 책장에서 이 책을 처음 봤습니다.
그때도 좋은 책이다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한참씩 머물렀습니다.
몇 달 전 책을 읽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랐기 때문에,
같은 책이 얼마나 다르게 다가오는가를 정말 깊게 느꼈습니다.

사실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지난 4월12일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직 내가 충분히 내 상실의 슬픔을 다루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런 마음을 따라 집어들었던 이 책은,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마음을 마치 엑스레이로 찍어내듯이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임종을 앞둔 가족을 바라보는 남은 가족들의 마음까지도 딱 그대로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만약, 주변에 누군가를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있거나, 누군가를 잃고 나서 가슴 아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주세요.
이 책은 그들에게 아주 큰 위안이 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게 도와줄 것입니다.
또한, 죽음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깊은 사유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저자는 죽기 전 9년 간을 몸을 움직이지 못하며 누워서 지냈습니다.
이 책은 그 고통의 기간 동안에 구술작업을 통하여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에 의해 쓰여진 책입니다.
저자 자신의 고통도 가감 없이 이 책에 드러나 있습니다.
다음은 이 책의 목차입니다.

- 신은 감당할 만큼만 고통을 준다,
- 슬픔에게 자리를 내어주라,
- 눈물 샘이 마를 때까지 울라,
- 떠나간 이가 해왔던 것, 그것을 하라,
- 몸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라,
- 슬픔에 `종결`이 없다는 것을 알라,
- 상실의 밑바닥까지 발을 디뎌보라,
- 신의 이해를 구하지 마라,
- `상실`은 가장 큰 인생 수업.

목차에서도 드러나듯이, 저자는 슬픔을 빨리 이기고 씩씩하게 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아주 충분히 슬퍼하라고 말합니다.
`상실`은 가장 큰 인생 수업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상실은 가장 큰 인생 수업`이라는 말이 정말 크게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아버지의 병석을 지키고 임종을 지켜보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삶에서 중요한 한 부분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것이 이 삶에서 얼마나 큰 배움인가를 말입니다.

만약 누군가의 상실을 앞두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꼭 이 책을 알려줄 것입니다.
상실을 경험한 후에도 할 일들이 있지만,
상실 직전에 해야 할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누군가를 상실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다소 늦기는 했지만 이 책을 꼭 권할 것입니다.
상실 후의 긴 기간 동안 해야 할, 삶이 부여하는 특별한 수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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