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개발연구소 로고

눈먼 자들의 도시

HIT 554 / 정은실 / 2009-05-08


 

책이름 : 눈먼 자들의 도시
지은이 : 주제 사라마구 (Jose Saramago)
옮긴이 : 정영목
펴낸이 : 해냄
-------------------------------------------------------------------------------------------------------------------------------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20세기 세계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의 소설입니다.
1922년에 태어났으니 이미 90세가 가까운데도 아직도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분이라고 하는군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25세에 `최악의 땅`이라는 작품을 펴내며 창작활동을 시작했지만
그 책 이후 19년 동안이나 한 편의 소설도 쓰지 않고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을 했다고 합니다.

저자의 약력에서도 범상치 않음이 느껴지는데, 이 책 자체가 그렇습니다.

어떤 도시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실명 전염병이 번져서 단 한 사람만 제외한
모든 사람이 실명을 하게 된다는 착상 자체가 그렇고,
그 상황을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사진을 찍듯이 묘사해가는 문장도 그렇고,
그러한 특수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을 이야기를 통하여
인간 내면의 추악함과 아름다움을 담담히 풀어내는 힘이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고,
사람들의 대화가 있음에도 따옴표 한 번 사용하지 않았고,
느낌표나 물음표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깊게 건드리는 책입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소재와 방식을 도입하여
눈을 뜨고 있으나 사실은 눈이 먼 것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책,
책을 읽고 난 후의 마음의 무거움을 다스릴 자신이 있으면(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후 한참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시간을 내어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나는 20대와 30대 초반에는 소설을 참 많이 읽었는데,
책 읽는 것도, 일하듯이 바쁘게 주로 일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읽다보니
그간 미처 소설에는 눈을 많이 돌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소설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이 저자의 다른 책들(눈뜬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죽음의 중지)도
조만간 읽게 될 것 같습니다. ^^



 
이름 비번
스팸방지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