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HIT 682 / 정은실 / 2009-01-19
책이름 : 엄마를 부탁해
지은이 :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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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습니다.
소설 읽을 시간은 없다고 생각하며 여러 날 버티다가
결국 그 제목이 끌어들이는 힘에 지고 말았습니다.
바쁜 일이 끝나자마자 읽기 시작한 책을 손에서 떼지 않고 다 읽어버렸습니다.
감정적이 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책을 읽었는데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잠자리에 누워서 한참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한 어머니의 삶이, 한 가족의 이야기가, 어머니와 자식들의 이야기가 실화처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오늘 낮에 평소보다 더 부드럽게 어머니를 대하는 내 모습을 봤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어머니의 삶이 많이 궁금해졌습니다.
가장 가까운, 그 어느 관계보다 특별한 부모와 자식들이
사실 서로의 삶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
얼마나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나, 대화를 나누며 살고 있나를 생각해보다가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내 분신같은 아이들을 들여다보다가, 나 또한 내 어머니에게 그러했을 것임을 떠올리다가
아주 많이 `엄마`에게 미안해졌습니다.
그저 눈물을 자아내는 언어들로만 쓴 책이라면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읽히지 못했을 것입니다.
각 장마다 딸, 아들, 아버지, 어머니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치매 상태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한 칠순의 어머니의 이야기이지만,
그 어머니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어렵지 않게 나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당신도 그러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에 대하여, 그리고 가족에 대하여
자신의 마음 한 구석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공감`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려운 이론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소설로 공부를 해보고 싶은 분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참 많은 사람들에게 기여를 하는 일이구나 싶어서,
신경숙 작가에게 감사와 부러움이 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