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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써라

HIT 712 / 정은실 / 2008-04-14



 

이십 대 때, 내가 글쓰기를 막 배우고 있을 때에,
내 글이 자연 세계의 아름다움과 힘, 또는 내 자신의 꿈의 강렬함 그 어느 하나에도
그토록 못 미친다는 것에
(요즘까지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는데, 가느다란 삼나무 가지들과 깃털 같은 바늘잎 위에
노랗게 갈빛으로 희뿌옇고 푸르스름하게 내리쬐는 늦은 오후 햇살은
아무리 해도 그걸 바로 지금 보고 있는 경험과 맞먹을 수 있도록은 묘사할 수가 없다)
얼마나 겁먹었는지, 두 해 동안 글쓰기를 그만둘 정도였다.

그러나 마침내 어느 날 내가 바보 같다는 걸 알아차렸다.
깨달음은 내가 고속도로에서 간선도로로 빠져나오려고 할 때 다가왔다.
나는 정지 신호를 보았고, 이런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무도 정지 신호만으로 자동차가 멈출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을 거야.
꼭 그처럼, 말이 경험을 대신하기를 기대하면 안 되는 거였어.
비록 틀림없이 그런 식으로 말이 오용될 수는 있더라도 그건 말이 할 일이 아니야.
말의 일은 우리가
경험 쪽으로 보도록 가리키는 거고,
경험을 마무르고,
경험을 손쉽게 하고,
그리고 적어도 그 경험의 파리한 그림자라도 사랑하는 이들과 나눠지닐 수 있는 길을
우리에게 주는 것이야.

그리고 말의 일은
우리가 사람이 되는걸 - 그리고 행동하는 걸 - 깨닫도록 돕는 거야

- 네 멋대로 써라. 데릭 젠슨. 삼인 출판사.
 

어제 제 마음에 들어온 말입니다.
요즘 두려움 없이 말하고 글쓰기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안 그래도 많이 읽고 있던 말과 글에 관련된 책들을 부쩍 더 읽고 있습니다.
`네 멋대로 써라`는 그러한 책들 속에서 건진 좋은 책이고,
위에 인용한 부분은 그 책 속에서 건진 보석 같은 통찰입니다.

데릭 젠슨은 20대에 그런 경험을 했지만,
나는 40대에도 그런 고민을 했고 지금도 자주 내 말과 글이 내 경험의 일부밖에 표현하지 못함에
갈증을 느낍니다.

하지만 데릭 젠슨의 말처럼,
내가 하는 말과 내가 쓰는 글에 대하여 딱 그 만큼의 의미부여를 한다면
나는 좀 더 자유롭게 글쓰기를 할 수 있음을 요즘 들어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딱 그만큼`이라고 표현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것도 엄청난 것이기는 합니다. ^^

데릭 젠슨의 `네 멋대로 써라`는 글쓰기에 대한 책이기는 하지만,
그 못지않게 가르치는 것에 대한 책이기도 합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들,
특히 학생들을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들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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