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리더십 (Fusion Leadership)
HIT 689 / 최학수 / 2007-04-10
장면 1.
어제 과천의 서울대공원에서 봄을 만끽하였다. 동행한 친구와 아이들, 화창한 날씨, 연분홍빛으로 곱게 채색된 산과 들, 모든 게 좋았는데 특히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상춘객들의 표정이었다. 연인들, 젊은 친구들, 아이와 함께 온 부부들이 상춘객의 주류를 이뤘는데, 하나같이 그 표정들이 밝고 환했다. 미소를 띠고, 느긋하고, 활기차고, 따스하고, 평온하였다. 참 행복한 모습들이었다. 순간, 어쩌면 직장에서, 혹은 출퇴근 전철에서 보았던 그 표정과 저리도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면 2.
신입사원 시절 준비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교육과정을 완성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 동료와 함께 작업했던 날들이 있었다. 아이디어를 내고, 대화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이 성취감을 불러일으켰고, 시너지를 체험했고, 동료와의 협력과 팀웍에 감사했다. 신뢰와 유대감, 일의 즐거움을 경험한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장면 3.
여러 기업에 컨설팅 혹은 교육을 하다보면 한 조직과의 첫 만남에서 이곳은 어떻겠구나 하는 감이 오는 경우가 있다. 회의 시 상사가 말을 많이 하고 부하들은 묵묵히 듣고 있는 조직, 한참 일하는 시간에 사무실이 조용한 조직 등은 대개 조직의 성과와 직원들의 만족도가 긍정적이지 않다. 역동성, 활기, 자유, 흥분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일은 즐거울 수 없는 것일까. 재기발랄했던 신입사원이 채 1년이 지나기도 전에 생기를 잃고 조직과 자신을 냉소하는 걸까. 조직 안에서 행복한 개인은 불가능한 것일까. 내가 조직 생활을 시작해서, 조직 생활을 접으면서 그리고 조직에서 나와 일하고 있는 현재까지 늘 가슴에 안고 있는 의문들이다. 이제 어느 정도 그러한 의문에 대해 문제를 풀어가는 실마리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실마리를 잡는 데 도움을 준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 `퓨전 리더십`이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 그러한 개인들이 모여 공동체성을 유지하는 조직,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이 둘 다 소중하게 존중되고 표출되는 조직, 지시와 통제의 강한 리더십과 배려, 느낌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균형을 이룬 조직, 아마 우리가 꿈꾸는 조직일 터인데, 그 원천이 바로 퓨전 리더십이다. 개념, 예화, 사례 등을 들어 퓨전 리더십을 설명하고 그것이 단지 좋은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조직에서 구현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인 프로세스와 방법론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으나 한 줄 한 줄 꼼꼼히 정독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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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리더십의 주요 내용을 몇 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하겠다.
퓨전 리더십, 이 책은 리차드 L 데프트와 로버트 H 렌즐 두 사람이 함께 썼고 백기복, 신제구 두 사람이 함께 번역했다. 한언 출판에서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