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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

HIT 526 / 교산 / 2008-02-01


 

창조적 책 읽기 모임의 읽고 나누기 방식에 맞춰 `생각의 탄생`을 읽은 소감과 문제 제기, 실천 사항, 그리고 인상적인 글귀 등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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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소감

`생각의 탄생`은 천재 혹은 창의적 인물들이 만들고 경험한 광휘의 순간을 포착한 책이다. 천재성이 섬광처럼 발한 순간에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그들의 언어로 보여준다. 그들은 관찰하고, 형상화하고, 추상화하고, 패턴을 인식하고, 패턴을 만들고, 유추하고, 몸으로 생각하고, 감정이입하고, 차원적 사고를 하고, 모형을 만들고, 놀고, 변형하고, 통합한다. 저자는 13가지 생각도구라는 틀을 통해 천재들이 이룩한 위대한 성취의 경험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실 13가지 생각 도구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존의 자유 연상, 수평적 사고, 오감의 활용 등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기존의 것들을 종합하고 재분류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분류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의 명칭과 분류에 상관없이 천재의 섬광이 일어난 순간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포착하여 독자들이 그 장면을 함께 상상하고 경험하도록 인도한 데 이 책의 매력과 가치가 있다. 그러한 기술(description)과 전달에 힘입어 독자는 절정의 순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것을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고 반추했을 것이다. 자신의 몰입 경험과 다르지 않음에 안도한 이도 있을 것이고 - 다만 미분화된 채로 뭉뚱그려 인식하던 경험을 보다 선명하고 정밀하게 이해했을 것이다 - 13가지 생각 도구 중에서 불과 몇 가지만 사용했음을 깨닫고 다각적 활용을 다짐한 이도 있을 것이다.

위대한 성취를 이룬 이들의 경험 혹은 13가지 생각도구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래와 같이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생각이 자유롭게 뛰놀도록 놓아 주자 (판단 분별하지 말자)
- 우리의 몸과 마음에게 가공된 지식과 정보가 아닌 날것의 오감 경험 기회를 주자
- 대상과 분리되지 말고 그대로 그것이 되어 느껴보자 (머리보다는 가슴을)
- 그리고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즐겨보자

문제 제기

명언집은 잘 읽히지 않는다.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연이 빛나는 건 주연을 뒷받침한 조연과 수많은 엑스트라가 있기 때문이다. 탁월한 명언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어 내는 건 간명한 글귀와 더불어 그 글이 나온 상황과 이야기가 있을 때이다.  밑도 끝도 없이 제시된 금언보다 역사 혹은 인물이 살아있는 사자성어가 재미있고 오래 기억되는 이유이다. 맥락 없는 명구는 밋밋하다. 또한 아무리 멋진 명구라도 비슷한 글귀들이 반복되면 감동은 체감하기 마련이다. 보석 같은 명구가 차츰 돌처럼 평범해진다.

이 책은 구성이 명언집과 비슷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카소, 아인시타인, 버지니아 울프... 하나같이 쟁쟁한 인물들이고 그런 인물들의 통찰이 담긴 표현들이 읽는 재미과 감동을 주지만 그들의 사례와 명구들이 단편적으로 기술되고 반복적으로 나열됨으로써 감동과 신선함을 반감시키고 심지어 지루함 마저 들게 한다. 단편적 사례를 줄이고 좀 더 완결적인 스토리 예를 들어 한 인물이 특정 대상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되고, 그것이 열정으로 발전하고, 실패나 한계에 봉착하고, 몰아의 집중을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뤄내는 상황과 맥락의 전개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가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13가지 생각도구라는 것이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게 아니라 수 많은 고민과 사고의 숙성과 몰입이 있어야 가능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구성 혹은 진술 방식과 관련하여 이 책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남는데 그것은 과연 14가지의 생각 도구들을 알고 익히면 과연 우리는 위대한 성취 혹은 창조성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 충분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몰아 장면의 기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포착한 현상 이면에 작용하고 있는 사고와 심리 기제를 밝히고 문제의식이 싹튼 순간부터 결실을 거둔 최종 장면까지의 단계들을 심도 있게 규명하였다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보다 탄탄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내 생활과 일에 적용할 것

- 연필로 손을 스케치 해본다.
- 3주 동안 아이들에게 `서둘러`라고 말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하게 한다.
- 한 달에 한 번 예술적 체험을 한다
  (오디오 크게 틀어 놓고 명곡을 온전하게 감상하기, 시 낭송하고 듣기, 그림 감상하기 등)

인상적인 글귀

없다. 읽을 때는 여기 저기 줄그을 곳이 많았는데...  역시 너무 많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