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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들으며 한 달을 돌아보다

HIT 566 / 정은실 / 2009-09-21



새벽부터 고운 비가 내리더니, 잠시 전부터 시원한 빗줄기로 변했습니다.

약간 쌀쌀한 기운에 가디건을 걸치면서도, 빗소리를 듣고 싶어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비에 흠뻑 젖어 더 선명한 초록에 더 선명한 붉은 대추를 달고 있는 대추나무를 보니

내 몸과 마음까지 흠뻑 젖는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 장마철에는 그 눅눅한 기운이 싫어서 창문을 닫고 제습기를 돌리곤 했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빗소리와 습한 기운이 이리 편안한 것을 보니 새삼 시간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가을이 깊었습니다.

 

빗소리가 음악같은 이 아침,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아이들 아빠는 지방으로 강의를 떠나 주변에는 빗소리만 가득한 지금,

나는 거실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긴 의자에 기대어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 거의 한 달만에 이런 조용한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8월 말부터 컨설팅 프로젝트, 교육 제안서, 강의교재 만들기, 책원고 쓰기, 강의 등으로

주말도 없이 빡빡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많이 신경을 썼던 한 회사의 사내강사양성 과정 2일차를 끝내고

그예 몸살이 났습니다.

힘들 때 내 몸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의 하나인 눈에 탈이 나서 피하출혈로 집토끼눈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도 화요일 밤에 있는 대학원 강의 외에도 3일간의 강의가 있지만,

어제 하루는 푹 쉬었습니다.

모니터도 보지 않고 책도 읽지 않고 거의 하루 내내 잠을 자거나 산책을 하며 보냈습니다.

오늘 아침 거울을 보니 눈에 생긴 핏기가 많이 옅어졌습니다.

몸도 한결 개운합니다.

주인이 말을 듣지 않으니 눈이 제발 좀 쉬라고 빨간색 경보등을 울렸나봅니다.

 

빗소리가 다시 잠시 잦아지는가 했더니 다시 커집니다.

빗소리가 시원하고 달콤합니다. 내 기분이 지금 그러한가 봅니다.

한 달, 건강관리가 어려울 정도로 바쁘기는 했지만,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새로운 것들을 적용하고 시도해보았습니다.

사람들 안에 있는 빛나는 자원들과 조우하고, 소통감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참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내가 가진 자원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내 자원들을 어디에 어떻게 쓸 수 있는가를

더 깊게 알아차린 시간이었습니다.

생각이 더 많이 확장되고, 깊어졌습니다.

낯선 상황에서 더 빠르고 가볍게 나를 안정시키는 방법,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마음의 주파수를 더 미세하게 맞추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제 빗소리가 커지다 못해 아주 시원스럽습니다.

마음에 묻어 있는 마지막 피곤함의 조각들까지 다 씻겨나가는 기분입니다.

재충전된 몸과 마음으로 이번 주에도 새로운 분들을 건강하게 만나야겠습니다.

벌써 그 장면이 떠오르며 즐거워집니다.

 

 

 

`시원하게 먼지 씻어내며 시작되는 이번 한 주, 여러분도 이 맑고 시원한 기운 가득 담아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