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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즈칸의 어록 중에서`를 다시 읽다가
HIT 623 / 정은실 / 2008-11-16
자료 정리를 하다가,
몇 해 전에 많이 좋아했던 글을 하나 찾았습니다.
징기즈칸의 어록 중에서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 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두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징기즈칸이 되었다.
생각해보니 한동안 벽에 붙여 놓았을 정도로 이 글을 좋아했네요.
그때 왜 그렇게 좋아했을까를 떠올려보니, 마지막 세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모두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징기즈칸이 되었다.
아마도 나는 그때 나와 심하게 싸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을 극복하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변명하고 핑계대는 나를 못마땅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움 앞에서 주춤대는 나를 북돋아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이 글을 다시 보니 그리 감동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내 안에 뭐가 달라졌나를 들여다봅니다.
내 안에 나를 붙잡고 있는 것들이 여전히 보이지만,
그것들이 `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거추장스러운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들여다보고 알아차리고 다독여주고 함께 갈 것들로 보입니다.
그것들도 나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들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하여 나를 자만하지 않게 하는 것들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을 적으로 만드는 것도 나이기에
내가 그것을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더 이상 힘을 갖지 못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보다 내가 나 자신과 세상에 좀 더 편안해진 것 같아 반가움이 일어납니다.
이런 나는 세상을 평정한 징기즈칸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이런 내가 더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