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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의 詩 나무 1
HIT 613 / 정은실 / 2008-07-07
어느 지인의 이메일 뒤에 따라온 詩입니다.
어느 산에서 본듯한 사연 많은 나무의 모습이 떠올라서,
내 주변에 있는, 여러 사연을 안고도 자기 모습대로 고운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나는 어떤 나무일까 생각하며 고운 詩 한 편 이곳에 옮겨 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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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1
신경림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