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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
HIT 669 / 정은실 / 2008-05-28
오늘 운전을 하다가 건너편에 대기 중인 차의 운전석을 무심히 쳐다보았는데
운전자가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있었습니다.
순간 큰 아이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큰 아이는 아빠를 닮아 머리 모양이 예뻐서 두건이 잘 어울렸습니다.
여러 가지 색깔의 두건을 씌우면서 그 모습이 예뻐서 사진도 여러 장 남기곤 했습니다.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는 어색하다며 쓰지 않으려고 해서,
두건 쓴 아이의 모습을 최근에는 한 번도 떠올린 적이 없었는데,
오늘 낯선 이의 두건 한 장이 아이의 어릴 적 모습을 한참 떠오르게 했습니다.
요즘 사춘기라고 미운 짓도 가끔 하곤 해서,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평가의 잣대도 마음속으로 들이대곤 했었는데,
어린 시절 아이 모습이 떠오르면서,
아이에게 내가 가졌던 순수한 소망들이 함께 떠올라왔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준 것이 새삼 고마워졌습니다.
문득, 이렇게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해야할 일들을 챙기며 사느라 잊고 지내는 것이 참 많구나 싶었습니다.
내일은 내가 깊은 감사를 느꼈던 사람들과 경험들을 떠올려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에게 그것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내일은 내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길 모퉁이들을 오랜만에 떠올려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때 내가 그 길 모퉁이에서 잠시 멈추며 주춤했지만
곧 앞으로 걸어갔던 것에 대하여 잘했다 말해주고 싶습니다.
내일은 나의 사십일 년 삶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떠올려보려고 합니다.
내가 그동안 이 세상에 기여한 것보다 받은 것이 얼마나 많은가를 다시 알아차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 느끼며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해보려 합니다.
내일은 나의 마흔한 번째 생일입니다.
한 해 한 번 맞이하는 생일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게 하고 살아갈 시간을 앞서 보게 하는 힘이 있지요.
바쁜 걸음 잠시 멈추어, 긴 호흡을 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함을 잘 담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는 글이나 물건 하나를 만들어서 내 책상 앞에 놓아두겠습니다.
좋은 에너지를 일으키는 나의 앵커를 만들려고 하는 것,
마흔한 해,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 주는 나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