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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詩를 읽다가 `진짜 마음`을 생각하다
HIT 502 / 정은실 / 2008-02-18
오늘 자료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1993년 6월10일에 제가 썼다고 기록되어 있는 어설픈 시 한 편입니다. ^^
너를 보내며......
짧은 나날들동안,
망설임의 시간은 참 길게도 흘렀다.
오늘 비로서 너를 보내며,
떨리는 손으로 굵은 매듭을 짓는다.
가슴을 채워오르는
형용할 수 없는 빛깔의 울먹임은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한채
안으로 안으로 짙어만 가고,
이 울음을 삼켜버릴 오늘 밤,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 남아날 멍울은,
나만이 아는 흔적을 남기고
내 알지 못하는 어느 날,
사라져가겠지만,
젊은 날,
내 마지막 작은 방황은,
누구를 위한 마침표를 찍는지,
그대는 아시는가?
혼자 글을 읽다가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에 나오는 `그대`가 지금의 남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리하여 `매듭`을 짓겠다고 겉으로만 먹었던 마음 반대편에 있던 더 강했던 소망이
보내야겠다고 혼자 시까지 썼던 사람을 오히려 끌어당겼나봅니다.
이 시를 쓰고 난 어느 날,
그 당시에는 같은 팀 동료였을뿐이었던 남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친구가 정은실씨를 만나고 싶다고 그러네요.`
옆 자리 동료였던 남편과 저는 전화를 같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가끔 제가 전화를 받아서 남편에게 건네준 남편의 친구가 저를 만나고 싶다고 그랬답니다.
`그러지요, 뭐.` 하고 셋이서 같이 만나는 자리가 여러 번 이어지고,
남편의 친구는 사무실 전화로 남편이 아니라 저를 찾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때는 핸드폰이 지금처럼 사용될 때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은실씨는 누가 만나자고 하면 아무나 다 만나고 그래요?`
그때 남편의 얼굴에서 질투를 봤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둘이서만 만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1년쯤 후 우리는 결혼을 했습니다. ^^
오늘은 무척 사적인 이야기를 이곳에 썼습니다.
오늘 발견한 이 글이 `진짜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보다 그 말 속에 감춰진 진짜마음이 더 강한 법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리 뭐라고 말을 꾸미더라도,
그 진짜 마음 안에 들어있는 열망이나 회피가 더 강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 혹은 피하려 발버둥치는 것을 끌어당기는 법입니다.
말은 바꾸기가 쉽지만, 진짜마음은 바꾸기가 참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없이 말로는 다짐을 하고도, 우리는 쳇바퀴 속을 잘 벗어나지 못하나봅니다.
그리고 말로만 이야기하는 사람을 믿지 못하나봅니다.
정말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으면,
그 다짐은 말로만 할 것이 아닙니다.
온 몸의 세포가 다 일어나서 그 한 방향으로 쏠리게 해야합니다.
내 안의 수많은 나와 한 방향으로 정합이 되도록 해야 할입니다.
그렇게 정합이 된 일들은 분명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