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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듯 특별한 휴가

HIT 562 / 정은실 / 2008-02-04



오늘 오후 3시 경에 이달 내로 써야 하는 25개의 원고 중에서

달랑 한 개의 원고를 끝내고 나는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내일 오전에 한 임원분의 프레젠테이션 코칭이 있지만,

그 시간은 제가 워낙 좋아하는 시간이라 일을 한다는 느낌도 없는지라,

오늘 오후부터 휴가에 들어갔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반드시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의 휴가는 아닙니다.

그냥 마음에 긴장이 하나도 없어지고

일을 하게 될 여유가 있으면 일을 할 것이고

가족과 함께 있게 되면 함께 있을 것이고

그저 시간과 공간이 허락하는대로 흘러가겠다... 마음을 먹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휴가에 들어간다 생각하고 난 후에 내가 한 일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 둘째 간식 만들어주기

- 아이들 아빠가 하던 일 잠시 도와주기

- 명함 찾아오기

- 책 읽기

- 냉장고 냉장실 냉동실 모두 정리하기

- 쓰레기 버리기

- 저녁 준비하여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

- 설겆이하기

- 홈페이지 관리하기

- 내일 할 일 점검하기

 

가만히 보니 말이 휴가지 특별히 혼자 놀거나 특별한 것을 하고 있는 것도 없습니다.

특별한 것을 했다면 `냉장고 청소` 정도... ^^

그런데 왠일일까요.

마음이 참 편안합니다.

잠시 전에 욕실에 들렸다가 거울을 봤더니 참 편안하고 환한 미소를 띤 내가 있었습니다.

일부러 웃은 것도 아닌데 온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해야 할 업무들이 잔뜩 쌓여 있는데,

명절에는 시댁에서 바쁠 것이고,

명절 후 돌아오면 바로 친정 부모님이 귀경하셔서 대가족이 북적대는 시간이 시작될텐데,

도대체 이 여유로움이 뭘까요?

 

그렇다고 이 여유로움을 분석해볼 생각이 들지도 않는군요.

 

때로는 며칠간 이렇게 그냥 흐르는대로 놓아두는 것도 괜찮겠군요.

특히 가족과 함께 하는 명절 연휴 동안에는 말입니다...

아마도 그냥 함께 흘러가는 시간 중에 내 계획에 없던 즐거운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즐거움이, 삶의 좋은 경험들이 늘 꼭 계획 속에서 오지는 않으니까요.

평범한 일상이 때로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 되기도 하니까요...

 

모두들 바쁘고 부산한 중에도 편안하고 따뜻한 설 명절 연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