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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기쁘고 감사한 날
HIT 539 / 정은실 / 2008-01-28
참 기쁘고 감사한 날의 이야기 하나.
아침에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경구용 항암제를 투여하기 시작한지 약 세 달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부작용으로 고생을 참 많이 하셨는데, 오늘은 병에 얼마나 차도가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지난 주에 검사했던 결과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서 아버지가 많이 실망하실까 염려스러웠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혹시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실망하시지 마세요. 아직은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했는데 사실은 제가 더 불안했습니다.
참 감사하게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에 걸리셨음에도 이미 상당히 좋지 않은 상태이셨는데도 아버지의 암세포는 그 크기가 줄어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혈액검사 결과도 무척 좋았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그동안 많이 힘드셨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관리를 하신 아버지에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참 기쁘고 감사한 날의 이야기 둘.
지금 아버지의 주치의는 제가 직접 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의사선생님 두 분 중의 한 분입니다. 아버지 덕분에 우리 나라의 큰 병원들을 다녀봤는데 이런 의사 선생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분은 마음으로 환자와 교감할줄 아는 분입니다. 오늘도 이분은 아버지의 검사결과를 무척 조심스럽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환자가 희망을 놓치지 않도록 격려하며 말씀해주셨습니다. 호전된 결과에 대해서 환자가 느끼는 기쁜 마음을 함께 공감하며 더 잘 몸을 챙기셔야 한다는 의사로서의 조언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이 선생님 덕분에 아버지는 고향 경주를 떠나서 객지에 머물면서도 마음에 안정을 느끼셨습니다. 아버지의 상태가 일단 긍정적인 상태로 나온 것은 이 선생님의 영향도 컸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참 기쁘고 감사한 날의 이야기 셋.
밤에는 경기도 이천 율면에 있는 부래미 마을에 `나의 역량개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농촌공사와 맺은 인연으로 농촌마을가꾸기 일을 하시는 분들과 이런 저런 주제로 인연을 맺게 되어 가끔 농촌으로도 강의를 갑니다. 그런데 오늘 같은 추상적이고 다소 난해한 주제에 대해서 이렇게 깊이 몰입하고 경청하시는 분들을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되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역량`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개인역량개발`을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느라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적인 내용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음에도 새로운 관점을 경청하고 자신이 가진 문제에 적용하시는 모습들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은 기쁨과 보람을 가지고 돌아옵니다. 특히 오늘은 부래미 마을의 `마당쇠` 역할을 하시는 분과 동행을 하며 돌아오는 내내 대화를 나눴습니다. 5년간이나 마을개발의 현장에 계시는 분의 시각에서 오늘 제 강의의 여러 부분들이 참 유용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 도움이 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뻤습니다. 그 분이 제안하신대로 제가 가진 역량과 그분이 가진 마을현장에 대한 역량이 어우러져서 더 많은 분들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기쁘고 감사한 날의 이야기 넷.
또 한 가지 이야기가 있군요. 강의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사당역 근처에서 `모닝페이지 모임`에 참석하고 있던 교산을 만나 함께 돌아왔습니다. 12주간 진행되었던 모닝페이지 모임 1기가 이제 건설적인 해산을 하고 2기 모집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강의 때문에 거의 끝나는 시간에 그곳에 도착했는데, 그곳에 모인 모두로부터 한 편 아쉬운면서도 한 편 편안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자신을 위하여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고 교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이었습니다. 강의일정, 아버지 간병 등으로 생각만큼 몰입하여 그 활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뭔가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나눈 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
조건없이 교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것도 참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